[중앙일보] X 번역도, 스페이스X IPO도…머스크의 그록 살리기 대작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플랫폼 내 AI 자동 번역 기능을 전격 도입하며, xAI의 AI 모델 ‘그록’을 앞세운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선두 주자들에 뒤처진 그록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로이터=연합뉴스
X는 지난 7일(현지시간) 별도의 조작 없이도 외국어 게시글을 사용자의 언어로 보여주는 자동 번역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개별 게시물마다 번역 버튼을 일일이 눌러야 내용을 자국어로 확인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외국어로 게시된 글이더라도 한국어 사용자에게는 한국어로, 영어 사용자에게는 영어로 바로 노출된다.
이번 업데이트 직후 일론 머스크는 한국어 사용자의 게시물을 직접 공유하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 이용자들은 이 기능을 이용해 ‘독도는 한국땅, 한복은 한국옷’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는가 하면, 외국인 이용자의 글에 ‘한국에서 이 글을 보고 있다’는 식으로 답글을 다는 현상도 유행하고 있다.

엑스 자동 번역을 활용한 한국어 게시글. 엑스 캡처
X는 기존 번역 기능에 구글 번역을 사용했지만, 이번 자동 번역 기능에는 AI 모델 그록을 사용했다. 그록은 머스크가 세운 xAI가 개발한 AI 모델로, 지난 2월 xAI가 스페이스X에 인수합병된 이후로는 스페이스X가 운영하고 있다. 그록은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모델에 밀려 시장 점유율 4위권에 머물고 있는데, X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그록을 직접 탑재해 일종의 AI 실험실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록의 언어 처리 능력이 경쟁 모델 대비 아직 정교하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 이용자는 ‘동물 영양(羚羊)과 영양성분의 영양(營養)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올리며 X의 번역이 불완전하다는 내용을 올리는가 하면, 일부 이용자들은 ‘X가 줄임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자동 번역 기능을 끄는 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그록 밀어주기는 X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 상장 과정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에 참여를 희망하는 투자은행과 로펌 등에 그록 구독을 강력히 요구했다. 일종의 ‘끼워팔기’인 셈. 보도에 따르면몇몇 투자은행은 그록에 수천만 달러를 쓰겠다고 약속했고, 일부는 자사 IT 시스템에 그록 기능을 통합하기로 했다.
김민정 기자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