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뭐하고놀Z]카톡으로 ‘채팅’만 한다고?…Z세대는 연예인 ‘덕질’에 빠졌다
멀티프로필엔 ‘방탄소년단’ 사진 걸어요
오픈 채팅방으로 ‘아이유’ 사진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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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이용자의 기본 프로필(왼쪽)과 멀티프로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뉴스1 |
“○○아, 주말에 심심하면 카톡해”
“난 카톡 말고 페메(페이스북 메신저)하는데?”
“카톡 안 하면서 왜 다운받아 놨어?”
“아이유 덕질하려고”
지난 주말, 사촌 최모양(15)과 나눈 대화 일부다. Z세대가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를 주로 사용한다는 건 익히 들어온 이야기. 그런데 사용하지도 않는 카톡을 왜 다운받았는지 궁금해 묻자 ‘덕질용’이라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최근 카카오톡이 Z세대의 연예인 ‘덕질’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덕질의 형태도 다양하다. 자신의 프로필에 연예인을 사진을 걸어 놓는 ‘약한’ 덕질부터, 카카오톡 샵(#)탭 연예면에 응원보드를 게시하는 ‘강한’ 덕질까지 다양한 팬덤 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덕질은 한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파고든다는 신조어다.
◇ ‘멀티프로필’에 방탄소년단 사진 걸어요
지난 1월 카카오는 프로필 사진을 대화 상대에 따라 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 ‘멀티프로필 기능’을 출시했다. 일관된 카카오톡 프로필이 아닌 친구 관계에 맞는 다양한 프로필을 노출해야 한다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서비스 출시 이후 대중은 △직장용 △친구용 △애인용으로 나누어 프로필을 설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Z세대는 멀티프로필 기능을 ‘연예인 덕질’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카톡 멀티프로필로 덕질용 프로필 만들었어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그가 공개한 기본 프로필에는 이렇다 할 사진이 게시되지 않았지만, 멀티프로필에선 방탄소년단의 ‘슈가’ 얼굴이 프로필과 배경에 모두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해당 프로필을 ‘덕질 친구’ 19명에게만 선택 노출했다.
멀티프로필에 연예인 사진을 추가한 경험이 있는 이모씨(18)는 “카카오톡 프로필을 연예인 사진으로 설정하면 ‘연예인 덕후’라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면서 “연예인을 프로필에 올리고 싶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덕후인 걸 알리고 싶지 않아 멀티프로필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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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안고독한 아이유방’ 제목의 오픈채팅방의 모습 © 뉴스1 |
◇ ‘오픈 채팅방’으로 아이유 사진 공유해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활용법도 남다르다. 오픈채팅방은 전화번호나 ID 등의 친구 추가없이 링크만으로 상대방과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한 사람이 ‘특정 주제’로 오픈채팅방을 개설하면 해당 주제에 관심있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 가능하다. 대개는 익명성을 전제로 △지역 친목방 △수다방 △게임방 등으로 활용한다.
반면 Z세대는 카카오 오픈채팅방을 ‘연예인 커뮤니티’로 활용하고 있다. 18일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아이유’를 검색하자 70여개의 오픈채팅방 목록이 나타났다. 한 채팅방당 적게는 10명부터 많게는 14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 있었다. 그중 ‘안고독한 아이유방’이라는 제목의 채팅방에 접속하니, 방장의 환영인사와 함께 수십 장의 아이유 사진이 날아왔다. 이들은 채팅방 내에서 연예인 사진을 공유하고, 연예인 정보 및 ‘굿즈 상품’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채팅방을 유지하기 위한 엄격한 규율도 마련돼 있다. 채팅방 공지사항엔 △비속어 사용 금지 △타연예인 언급 금지 △개인정보 유출 금지 △성적 발언 금지 등이 적혀있다. 심지어 소통률 70% 이상, 만 12세 이상의 회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별도의 ‘회의방’도 마련돼 있었다. 아이유를 중심으로 한 ‘작은 온라인 사회’를 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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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연예’ 화면 캡처 © 뉴스1 |
◇ 연예인 지하철 광고 대신 ‘응원보드’ 유행
카카오의 ‘응원보드’ 팬덤 문화도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 기준 카카오톡 ‘#연예’에는 가수 ‘태양’을 위한 응원보드가 게시됐다. 응원보드는 카카오톡 #연예 탭에서 기사 사이에 노출되는 직사각형 모양의 광고 배너로, 특정 연예인의 생일축하 또는 응원문구를 담고 있다.
이는 팬들이 직접 응원보드를 제작하고 유통까지 이뤄내는 신종 팬덤 문화다. 한명의 팬이 직접 제작한 응원보드에, 여러 팬들이 힘을 합쳐 카카오 ‘코인’ 이라고 불리는 ‘카카오콘’을 모으고, 가장 많은 카카오콘을 모은 응원보드가 24시간 동안 게시되는 방식이다.
응원보드는 팬들이 연예인을 응원해달라는 의미에서 지하철에 광고를 게시하는 이른바 ‘지광'(지하철 광고) 문화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아래 지하철에 게시한 연예인 광고 효과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플랫폼을 놓고도 10대, 20대, 40대, 60대가 활용하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면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보면서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게 Z세대들의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