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무료서비스로 기반 닦은 플랫폼…”익숙해졌으니 돈 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카카오T 우선배차 콜 수수료 부과에 택시업계 반발
SKT서 분사한 T맵 ‘제로레이팅 중단’ 이용자 불만
원격수업 플랫폼 ‘줌’ 유료화 교육현장서도 혼란]

ICT(정보통신기술) 플랫폼 서비스의 잇단 유료화로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인 카카오T(배차 콜 유료 멤버십 도입)와 T맵(데이터 무료 종료)이 유료화 논란에 휩싸였고, 교육현장에서 쓰이는 화상회의 앱 줌(Zoom)의 유료 정책 도입 움직임을 두고서도 논박이 오간다. 플랫폼 업체들은 고객 서비스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무료 가입자로 확대한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플랫폼 기업들이 본격적인 돈벌이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 “우선배차 콜 수수료 부과”, 택시업계 반발
18일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서비스 유료화에 나서면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초 우버와 타다 등 가맹택시 경쟁업체에 카카오T 호출 비용으로 수수료를 내라고 통보한 데 이어 지난 16일 일반·법인택시에 ‘우선배차 콜’ 수수료를 부과하는 월9만9000원 짜리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T 콜 유료화를 독점적 시장지위를 악용한 시장 교란행위로 규정하고 “호출 거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돈을 내지 않으면 좋은 콜을 배정받지 못 하는 만큼 사실상 강제적으로 유료 멤버십에 가입할 수밖에 없으므로 플랫폼의 횡포라는 것이다.
카카오T 택시회원은 전국 택시기사의 85%인 23만명에 달한다. 호출 시장에서도 카카오는 지난해 국내 차량 호출의 80%를 차지하는 지배적 사업자다. 2위인 티맵택시는 점유율이 20% 미만이다.택시기사들은 “월 200만~300만원 버는데 10만원을 내라는 건 너무 과하다”, “전면 유료화로 가려는 수순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았다.
T맵 “SKT 고객 데이터 비과금 종료” 이용자 불만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분사해 설립한 티맵모빌리티의 T맵 내비게이션 ‘제로레이팅(데이터 요금 비과금) 중단’ 통보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었다. T맵은 지난 11일 “SK텔레콤 고객에게 제공하던 T맵 데이터 통화료 무료 혜택을 4월19일부터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제로레이팅이 종료돼도 데이터 무제한 고객은 이용요금 과금이 없다. 다만 기본 제공량이 없다면 데이터 이용 요금을 앞으로는 내야 한다.
T맵은 “(분사로) 서비스 주체가 SK텔레콤에서 티맵모빌리티로 이관돼 공정거래법을 준수하려면 데이터 비과금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9월까지 6개월 간 매달 100MB의 데이터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T맵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량(48MB)의 2배를 일정 기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용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데이터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것이란 불만이 나왔다. T맵은 월간 사용자 수 1300만 명, 시장점유율 70%에 육박해 ‘국민 내비’로 불린다. 특히 온종일 T맵을 쓰는 택시·화물기사 등의 데이터 요금 부담이 생길 것이란 예상이 있다. T맵은 자체 분석 결과 택시 기사들의 월 평균 T맵 데이터 사용량은 85MB 수준으로 일반 사용자 평균(48MB)보다 크게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GPS 기반 내비여서 데이터 소모가 크지 않아 요금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표준요금제 기준 과금 수준을 2000원 미만으로 추산했다.
원격수업 화상회의 ‘줌’ 8월 유료화 교육현장 비상

교육 현장에선 민간 원격수업 플랫폼인 ‘줌’ 유료화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줌이 오는 8월부터 학교 계정도 무료 이용시간을 제한하기로 하면서다. 줌은 3명 이상이 화상회의 등에 사용하면 40분까지 이용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운영정책에 따라 학교의 경우 40분 이상 수업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상당수 일선 학교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에 줌을 활용한다. 교육부는 이용 요금 과금시 교사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와 별개로 “무료 서비스로 가입자를 모은 뒤 유료를 강제화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행태를 답습한다”는 비판이 온라인에서 이어졌다.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복수 이용자 계정 및 비밀번호 공유 금지 정책 테스트도 이용자들의 비슷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지금은 가족과 지인 등 4명까지 비용을 분담해 동시에 스트리밍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계정 공유가 금지되면 가족 외 공유가 안 돼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국내외 플랫폼 서비스의 잇단 유료화나 과금 강화 움직임을 두고선 입장이 갈린다. 서비스의 영속성과 고도화를 위해선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플랫폼 업체들의 주장이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배달비와 배송비 등도 내는데 어느 정도의 유료 서비스는 감수해야 한다”는 반응이 있다. 그러나 플랫폼 유료화에 비판적인 의견이 대체로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무료서비스를 미끼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유료화 기반을 닦은 뒤 사실상 강제 과금에 나서는 건 소비자 선택권을 되레 침해하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IT 플랫폼사들이 가입자 편익이나 서비스 강화보단 수익모델 발굴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3181435266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