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4차 산업혁명시대 승기 잡는 가이드라인 5가지
◆ 매경 실리콘밸리포럼 요약 정리 ◆
매일경제신문은 지난달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4차 산업혁명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매경 실리콘밸리포럼’을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이란 키워드가 한국의 경제·산업뿐만 아니라 사회·교육 각 분야에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한국과 한국 기업 그리고 한국인들이 이 상황을 슬기롭게 돌파하고 성공적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마련된 기획이다.
특히 이번 포럼은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언론이 주최한 최초 대규모 콘퍼런스로, 약 260명이 참석하며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포럼 주제였던 ‘4차 산업혁명 가이드라인’에 맞게 매경 실리콘밸리 포럼에서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과연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이고 한국과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① 숨가쁘게 성장하는 시대…기하급수적 변화에 대비하라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아직도 개념 정의가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기하급수적 성장과 변화(Exeponential Growth&Change)’다.
‘기하급수적’이란 산술적 변화가 아닌 급격한 성장을 뜻하는 말이다.
점진적 성장은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하급수적 변화는 기계 도움이 없이는 선뜻 답을 내놓기 힘들다.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복잡한 숫자를 계산하고 예측해낼 수 있게 됐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기하급수적 변화를 과학의 법칙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가 ‘무어의 법칙’을 통해 증명해낸 이후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뜻인데, 20년 전인 1997년 PC와 2017년의 스마트폰을 비교하면 20년 만에 발전한 컴퓨팅 파워를 확인할 수 있다. 무어의 법칙은 이제 정보기술(IT), 인터넷에서 나와 자동차로 적용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자율주행차’다. 무어의 법칙이 의학, 바이오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헬스케어 산업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기업도 기하급수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가치(시가총액) 기준으로 창업 후 10억달러(약 1조원)에 이르기까지 기간이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
포천 500대 기업은 10억달러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20년이 걸렸지만 구글은 8년, 페이스북은 5년, 테슬라는 불과 4년 만에 도달했다. 심지어 우버와 와츠앱은 2년도 걸리지 않았고 매직리프와 같은 스타트업은 시작하자마자 10억달러에 도달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기하급수적 변화를 믿는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변화’를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② 직관보다 데이터를 따르라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인프라는 ‘데이터’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라트 손메즈 다보스포럼 4차산업혁명 공동센터장은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석유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 패러다임 전환은 모바일에서 사물인터넷(IoT)으로의 변화다. IoT와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데이터일까? 2년 안에 IoT 기기가 모바일 기기를 추월하고 20년 안에 누적 1조개가 연결된 기기가 등장한다는 예측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1조개 연결된 기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1조개 칩이 작동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모든 종류의 데이터가 실시간 수집되고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인류의 지식으로 쌓인다. IoT가 활성화하면서 더 똑똑해지고 클라우드에 연결돼 인공지능 기술이 크게 발전하게 된다. 실제 음성인식, 시각인식의 경우 기계는 이미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막연하게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시각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4차 산업혁명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란 의견이다. 랜디 윌리엄스 케이리츠포럼 대표는 “4차 산업혁명 기반은 데이터”라면서 “앞으로 데이터 집적, 관리의 새로운 방법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누가 데이터 접근 권한을 갖고 있는지, 실제 실행할 인사이트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③ 실패할 때 오히려 보상해야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긴 하지만 제대로 ‘실패’해야 한다. 산업혁명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분명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을 것이다. 커즈와일 이사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언제나 실패는 경험이라고 이야기한다.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으로 믿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도 “실패가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단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실패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다. 4차 산업혁명에 승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용어가 바로 ‘실패’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현존하는 문제에 천착돼 남들이 어떤 평가를 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자율주행차를 처음으로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한 구글X의 아스트로 텔러 대표는 아예 “실패하면 보상하라”는 말도 했다.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조직과 사회 내에서도 ‘실패’에 관대해지는 문화를 만들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빠른 추격자(패스트폴로어)’가 아닌 ‘창조적 파괴자’가 되기 위해선 세상을 뒤흔들 만한 시도를 격려하고 실패해도 된다는 경제적·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텔러 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담대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을 독려하고, 실패하더라도 오히려 보상을 해야 한다. 직원들이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도록 실패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면 조직의 혁신정신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텔러 대표는 “미지의 산을 올라간다고 생각해보라. 정찰대를 보냈는데 나름 부지런하고 스마트하게 움직였음에도 정상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하면 다음부터는 아무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어느 누구도 미지의 고지를 올라가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정찰대는 회사를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④ 정부·민간협력 체제 구축을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민간이 점차 정부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정부, 비영리단체 역할은 작아질 수 없으며 빛의 속도로 변화가 오기 때문에 오히려 정부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의 지나친 관료주의와 보신주의, 변화에 느린 관행이 문제인 것이지 정부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브카 크리거 다보스포럼 4차산업혁명센터 공동대표는 “기술이 뒷받침 안 되는 법과 제도는 미래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기술을 이해 못한 채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 기술에 대한 정책을 바르게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혁신에 앞서가는 국가들을 보면 자율자동차 테스트라든지 연구에 대해 유연하게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업체든 정부든 4차 산업혁명 장점만 생각한다. 사회적 악영향, 실업, 프라이버시, 윤리 보안 안전 문제 등이 발생하게 된다. 기술의 진보가 실리콘밸리에서 부각되는데 단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을 대중이 느끼고 있다. 국가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장점과 단점을 해결할 방안을 생각하지 못하면 사회적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정부에만 맡겨서는 안 되고 비영리단체, 기업도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을 맡아야 한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⑤ 인재 싸움에서 승패 갈릴 것
실리콘밸리는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다. 인공지능, 3차원(3D) 프린터, 가상현실, 증강현실, 바이오, 헬스케어 등 첨단 기술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가 4차 산업혁명 핵심 지역이 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기술 때문이 아니라 바로 글로벌 최고 인재들이 학연, 지연, 국가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서 향후 10년간 인재 유치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에 주목해야 하는 진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장기적 인재 유치 전략”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53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