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방송] 브랜드 저널리즘 : ‘스토리 입은 팩트’, 광고‧PR 핵심 전략으로 급부상
‘모든 기업은 미디어’
브랜드 저널리즘의 개념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대중 마케팅의 효과가 의문시된 이후, 바이럴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소셜미디어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등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던 다양한 마케팅 기법들이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명칭으로 통합됐다. 기사와 광고의 영역이 애매해지고 뉴스의 연성화가 급속히 전개되는 와중에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광고와 기사의 혼혈아가 태어난 것이다.
2004년 6월, 맥도널드 글로벌 마케팅총괄책임자(CMO)였던 래리 라이트(Larry Light)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 컨퍼런스에서 자사의 브랜드 저널리즘 계획을 소개하면서부터 이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맥도널드는 ‘I’m lovin’ it’라는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하는 전통적인 광고 캠페인 방법을 버리고, 소비자들에게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 흐름 접근법’을 시도했다.
상호작용 마케팅 시대에는 키워드 하나를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겨야 한다는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반성 끝에 나온 새로운 시도였다. 언제 어디에서나(always-on)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소비자들이 광고 메시지를 읽고 스스로 경험하게 하는 브랜드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이 말은 브랜드 스토리를 전략적으로 경영하자는 취지로 쓰였는데, 브랜드 저널리즘을 적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광고와 PR 분야의 핵심어로 떠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 출신의 언론인 포렘스키(Foremski)는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다(Every company is a media company)”라고 하면서, 앞으로 브랜드 활동을 전개하는 모든 기업에서 언론사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이전의 브랜드 스토리텔링(Brand storytelling)에서 진화한 개념인데, 기사를 생산하고 편집하고 확산하는 기존의 저널리즘과 마찬가지로 어떤 브랜드에 관한 사실과 이야기를 전략적으로 생산하고 관리한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단편적이고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표현기법이라면, 브랜드 저널리즘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적시 적소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모색한다. 미디어 활용에서도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라는 전통적인 4대 매체만을 고집하지 않고, 블로그, 다큐멘터리, 소셜미디어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두루 활용함으로써 설득력과 진정성을 극대화한다.
결국 브랜드 저널리즘이란 브랜드 스토리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전통적인 저널리즘에서 기사를 생산하고 편집하고 확산하는 과정과 유사하게 브랜드 스토리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브랜드 저널리즘에서는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혜택과 가치를 전달하고, 해당 기업을 가치 있는 거래처로 연결해주는 웹 콘텐츠(비디오, 블로그 포스트, 사진, 차트, 그래프, 에세이, e북, 백서 등)와 브랜드 콘텐츠를 미디어에 노출함으로써 마케팅을 펼친다. 아울러 브랜드 저널리즘은 다양한 소통 플랫폼에서 기존 언론의 신뢰성과 영향력을 적절히 활용해가며 자사 브랜드를 차별화해 소비자에게 기업의 브랜드 스토리를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기도 하다.
다섯 가지 핵심 요인
브랜드 저널리즘을 통해 생산되는 메시지는 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수시 접속형 콘텐츠를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경험이라는 선물을 제공했다. 1890년부터 1911년까지 12년 동안 타임스 편집장을 역임한 모벌리 벨(Moberly Bell)은 “뉴스는 와인처럼 숙성시켜야 가치가 증가한다(News, like wine, improves by keeping)”는 말을 남겼다. 그는 저널리즘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키워야 언론사에서 부가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알려준 셈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우리나라 언론사들도 뉴스룸을 만들어 보도하는 곳이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브랜드의 이야기와 콘텐츠를 생산해 다양한 소통 플랫폼에서 공유함으로써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이 브랜드 저널리즘의 지향점이다. 대중매체 광고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광고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광고주 입장에서는 브랜드 저널리즘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브랜드 저널리즘을 전개하려면 다섯 가지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다섯 가지 핵심 요인은 발행인, 뉴스룸, 저널리스트, 스토리텔링, 콘텐츠 마케팅이다. 이를 보다 자세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발행인(Publisher)이다.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라는 포렘스키의 말은 브랜드 저널리즘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브랜드 저널리즘에서 최고경영자의 지위는 언론사의 발행인과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대표 역시 브랜드 활동을 알리는 커뮤니케이션 촉진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언론사의 명성과 영향력을 책임지는 발행인처럼, 앞으로는 기업의 대표도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관련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생각의 리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둘째, 뉴스룸(Newsroom)이다. 뉴스룸은 흥미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리하는 콘텐츠 전략의 실행 본부라는 성격을 갖는다. 뉴스룸 책임자는 광고 활동에서 소비자를 대표할 가상 인물인 ‘구매자 페르소나(buyer persona)’가 누구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다음 그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고 어떤 미디어에 노출할 것인지를 계획하고 실행해야 하는데, 뉴스룸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의 실행에 관한 모든 결정이 이루어진다.
셋째, 저널리스트(Journalist)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핵심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다. 언론사 기자들이 기사를 쓰듯,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글을 쓰는 브랜드 저널리스트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 저널리스트는 사실 전달보다 구매자 페르소나에 해당하는 핵심 소비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브랜드 저널리스트가 되려면 제품과 브랜드 분야를 꿰뚫는 통찰력과 전문적인 글쓰기 능력이 가장 중요한 자질이 될 수밖에 없다.
넷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이야기라는 말은 ‘귀로 먹는 약(耳於藥)’ 또는 ‘먹는 약보다 더 이로운 것(利於藥)’이라는 한자어에서 유래했다. 이야기하기의 중요성에 주목해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나랜스(Homo Narrans)’라는 말도 등장했다. 이야기가 없는 브랜드는 현대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성공을 거듭한 마케터들은 믿을 만한 스토리를 제공해왔다. 마찬가지로 브랜드 저널리즘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브랜드 스토리에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콘텐츠 마케팅(Contents marketing)이다.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고객에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 확산하는 데 목표를 둔다.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자유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콘텐츠 마케팅에서 콘텐츠의 노출보다 파급과 확산을 더 중시하듯, 브랜드 저널리즘에서도 메시지의 확산과 재생산을 더 중요한 성과로 간주한다.
브랜드 저널리즘 활성화를 위해
브랜드 저널리즘은 앞으로 기업에서 광고와 PR 활동을 전개하는 데 효율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기업의 광고 PR 책임자들은 브랜드 저널리즘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느껴보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브랜드 저널리즘은 앞으로도 활용 빈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광고와 PR 메시지를 새로운 방법으로 전달하는 차원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을 활성화하기 위한 고려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브랜드 저널리즘을 광고와 PR의 주요 표현 기법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저널리즘을 광고와 PR의 표현기법으로 활용하면 브랜드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창출할 수 있다. 브랜드 스토리를 기사, 블로그, 소셜미디어, 라이브 이벤트, 영상 같은 다양한 형식에 알맞게 창작해 미디어에 노출할 경우, 그냥 광고 메시지로 노출할 때에 비해 소비자들이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광고주들도 브랜드 스토리를 와인처럼 숙성시킨 메시지에 만족감을 나타낼 것이다.
둘째, 브랜드 저널리즘을 스토리텔링 도구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융합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의 소통 방식은 다중 대화(multi-logue) 형태로 진화했다. 이렇게 되면 다방면에 걸쳐 흥미로운 내용을 전달하는 이야기꾼의 존재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카피라이터나 광고 창작자들은 미디어의 특성에 알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때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적합한 도구로 쓰이게 된다.
셋째, 광고 창작자들은 브랜드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질을 키울 필요가 있다. 광고 창작자들은 스스로 브랜드를 소개할 저널의 편집자이자 신문·잡지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자기가 쓴 브랜드 스토리가 얼마나 차별적이고 역동적이며, 시점에 알맞은 흥미로운 내용인지 검토해야 한다. 앞으로 광고와 PR 관계자들은 보도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콘텐츠를 창작하는 브랜드 저널리스트의 자질을 연마해야 한다.
사실을 이야기로 만들어 재구성하는 브랜드 저널리즘은 분명 ‘술이작’의 표현기법이다. 광고 영업이 잘 되지 않는 현실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은 다양한 형태로 들불처럼 확산될 것이다. 광고주들은 브랜드 저널리즘의 다섯 가지 핵심 요인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광고와 PR 활동에 활용해야 한다. 직원 중에서 콘텐츠 생산성이 높은 사람을 선발해 ‘브랜드 저널리즘 전담팀’을 조직하는 문제도 시급하다. 이때 자사 브랜드를 일방적으로 자랑하는 자세보다 소비자의 관심사를 찾아내는 기자의 안목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공유하고 알아서 확산하는 이야기꾼 훈련도 받아야 한다.
‘하동필법’을 기다리며
언론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저널리즘 현상을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 브랜드 저널리즘이라고 해서 없는 사실을 가짜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에서 말하는 좋은 뉴스의 기준은 객관적 사실, 공유할 만한 가치, 재미, 새로움이다. 그에 비해 나쁜 뉴스의 기준은 자사 브랜드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과 충성도, 보도자료의 답습, 진실이 아닌 가짜 정보이다. 따라서 언론사에서는 저널리즘의 본질에 충실하되 광고와 PR 메시지를 ‘기사로 위장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실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는 잘 표현된 진실(well-told truth)만 필요할 뿐,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듯 포장하는 잘 위장된 진실(well-disguised truth)이라면 곤란하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pfjra_&logNo=221362993572&redirect=D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