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스탠딩] 왜 네이버 뉴스판은 개판이 됐을까
※ 본 포스팅은 과거기사로 2017년 1월 17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네이버 미디어 정책이 바뀌거나 뭔가 이슈가 생길 때마다 언론사 IT기자들과 네이버 홍보실은 그야말로 쌩고생을 합니다.
먼저 IT기자들은 데스크 지시에 따라 미디어 정책이 어떻게 바뀌며 이것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사합니다.
그 영향이라는 게 어마무시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회사에 불리하다 싶으면 이런저런 악성기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떡밥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뉴스편집이 공정하지 못하다”
-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일종의 여론조작을 시도하려고 한다”
- “광고수익을 독식하고 있다”
- “무분별한 신사업 진출을 통해 인터넷 골목상권을 무너뜨리려고 한다”
- “허위광고, 성인정보를 거르지 않는다”
- “서비스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
흠.. 너무도 흔한 레파토리라 이제 외울 수 있을 정도가 됐네요. ;;
이에 네이버는 무관심으로 대응하기도 하고 때로는 당근을 쥐어줌으로써 무마시키기도 합니다.
“당근?”
“정책변경을 한다든지 해당 언론사에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한다든지 뭐 그런 거지”
“어디서 많이 본 건대? 혹시 최씨 아줌마가 하는 거 아냐?”
언론이 기업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비판과 감시가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언론사 이해관계 때문에 이뤄진다면 문젭니다.
이것은 마치 도돌이표처럼, 힙합비트처럼 반복되고 있는데요. 대체 무엇 때문일까..
문제의 시작은 15년 전,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패턴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섭니다.
포털은 온라인에서 뉴스를 풀면 매체력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로 뉴스 콘텐츠를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언론사는 어차피 매출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딱히 인터넷 비즈니스가 돈 될 것 같지 않고 또 잘할 수도 없을 것 같아 제안을 받아들였죠.
이에 따라 이용자는 굳이 언론사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고 포털에만 접속하더라도 각양각색의 뉴스를 접하게 됐는데요.
처음에는 큰 이슈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보급률이 100% 가깝게 이뤄지고 네이버가 트래픽 1위 사이트가 되면서 어마어마한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네이버 뉴스노출 여부가 언론사 위상과 매체력을 결정짓게 된 것이죠.
뉴스회사들로선 자기 파괴가 이뤄지는 작업에 순순히 협조한 꼴이 된 겁니다.
이와 관련해 크게 두 가지 유의미한 사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데일리와 머니투데이와 같은 신생 언론사가 네이버와 손을 잡았을 때 극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이뤘다는 것!
두 번째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는 네이버 입점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실행할 수 없었다는 것!
왜냐면 자기들만 죽게 생겼으니까요.
이러니 신생 언론사, 메이저 언론사 가리지 않고 네이버와 어떻게든 뭔가 해보려는 게 지상최대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으며
대화가 풀리지 않았을 때 속된 말로 ‘조지는 일(의도적으로 악성기사 내보내기)’이 빈번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워낙 언론사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없는 터라 가장 멍청하고 돈 안되는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헉’, ‘충격’, ‘경악’, ‘멘붕’ 등 선정적인 기사로 확 트래픽을 모은 다음 여기에 이상한 광고를 붙이는 것이죠.

그리고 부족분은 이보다 더 악랄한 비즈니스를 통해 메꾸고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올리고 네이버 최상단에 노출됐으니 빼고 싶으면 광고나 협찬을 달라는 식입니다.
네이버는 머리가 터집니다.
이해관계가 꼬일대로 꼬여 어떻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제휴정책을 공개형으로 하면 메이저 언론사가 싫어하고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없도록 제휴정책을 폐쇄형으로 하면 신생 언론사가 싫어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다고 욕 먹고 뭘 바꾸려도 하면 언론간섭이라며 또 욕먹습니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이용자가 보는 페이지가 개판되고 있으며 악랄한 비즈니스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나름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미디어 제휴공간을 크게 세 개로 나눈다.

네이버 뉴스 페이지 (뉴스 카테고리, 모바일 메인화면)

네이버 뉴스스탠드 (PC 메인화면, 이용자가 언론사를 선택할 수 있음)

네이버 뉴스검색 (말 그대로 ‘뉴스검색’ 탭에 걸리는 것)
2. 네이버 뉴스 페이지의 편집권 및 제휴권은 직접 가져감으로써 가장 노출도가 높은 모바일 메인화면이 쓰레기장 되는 걸 막는다.
3. 대신 네이버 뉴스스탠드와 검색은 열어두고 언론간섭이라는 비판을 막기 위해 언론단체 및 언론교수로 구성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입점/퇴출 여부를 결정한다.
4. 메이저 언론사는 콘텐츠 제공료를 높게 쳐주고 모바일 뉴스만 독점 공급하는 합작회사에 출자하는 것으로 입막음한다.
5. 조금이라도 규모 있는 언론사는 입점시키되 영세한 언론사는 들어오기 힘들도록 장벽을 친다. 예를 들면 최소 발제기사가 몇 건 이상이어야 된다, 최소 언론사 등록을 해야 된다 등.
당연히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고요.
이용자, 언론사, 네이버 모두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의 실마리는 무엇일까. 일단 언론사의 태도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들은 네이버가 모든 걸 독식한다고 하지만 영향력을 잃고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며 그 책임은 1차적으로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네이버가 나오고 다음이 나왔을 때 대체 무엇을 했나요?
한번 시장을 뺏기면 다시 찾기 어렵다고요?
그러면 카카오의 등장은 대체 어떻게 해석할 건가요?
솔직해집시다. 한 마디로 말해 무능해서 그런 거고 남 탓해서 그런 거잖아요.
모든 콘텐츠 회사가 좋든 싫든 인터넷 회사가 된 상황에서 변화하지 않았고 적응하지 않았잖아요.
마치 백악기 공룡처럼,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설마 설마했던 노키아, 모토로라, RIM처럼 말이죠.
네이버에 대한 의도적 악성기사를 내보내는 행위, 선정적인 기사와 야한 광고로 돈 버는 행위, 기업을 겁박해서 협찬비 뜯는 행위를 중단하세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잘못을 하면 현직 대통령도 탄핵 당하고 재벌총수도 감방가는 세상입니다.
네이버에 너무 목매지 마세요.
네이버와 단 한건의 계약체결 없이 서바이벌하는 뉴미디어 회사들이 꽤 있습니다.
네이버 없이는 기사노출이 안된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네이버 외 다른 플랫폼도 많고 콘텐츠만 좋으면 직접 방문이 이뤄집니다!
독자들은 디지털 기사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콘텐츠만 좋으면 당당히 지갑을 엽니다!
대신 기존의 레거시(행동방식)를 버리고 온라인 전문가를 채용하세요.
스스로 인터넷회사라는 걸 자각하고 어떻게든 순수 인터넷 비즈니스로 100억원, 1000억원 벌려고 할 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겁니다.
제가 아는 인터넷 세상은 그 어떤 곳보다 치열하지만 공정한 곳입니다. 얼마든지 실력만 있으면 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체질이 바뀔 때 일어나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감내하세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태도변화가 필요한 것은 네이버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모두에게 욕먹기 마련이고 무엇을 말하더라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문제를 덮고 쉬쉬하면 안됩니다. 문제해결 방법은 스스로 더 잘 알 것이라 보는데요.
콘텐츠만 좋으면그 어떤 뉴스회사도 손쉽게 들어올 수 있어야 하고 이들에게 더 많은 노출이 이뤄져야 합니다.
뭐.. 알고리즘이야 네이버가 알아서 만드는 게 맞겠죠.
그리고 콘텐츠 생태계를 위해선 인링크보다는 아웃링크 구조가 바람직합니다.
만약 규정에 벗어난 행위가 이뤄지면 과감히 철퇴를 가해야 하며 의도적인 악성기사를 쓴다면 법적대응을 불사해야 합니다.
이렇게 콘텐츠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명분이 서고 독자들에게도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메이저 언론사든, 신생 언론사든 모든 플레이어가 장기적으로 수긍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요. 그 어떤 정책도 괜찮으니 마음 단단히 먹고 소신대로 밀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모습은 정~~~~~~~~말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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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링크/아웃링크 인링크는 플랫폼 내부에서 콘텐츠 작성 및 클릭이 이뤄지는 것, 아웃링크는 플랫폼 외부에서 콘텐츠 작성 및 클릭이 이뤄지는 것. 콘텐츠 회사 입장에선 플랫폼 외부에서 콘텐츠 작성 및 클릭이 이뤄져야 유입 트래픽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음. 참고로 네이버 뉴스스탠드와 검색은 아웃링크지만 네이버 뉴스 페이지는 인링크임. |
출처 : http://outstanding.kr/dogpan2017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