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술도 NFT로 등장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 주크박스는 경북 문경의 오미나라 양조장과 손잡고 고급 전통주 ‘고운달’의 특별 한정판 ‘고운달 마스터블렌더스 에디션’ NFT를 25~27일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양조 전문가 이종기 명인이 만드는 고운달은 오미자를 발효 숙성시킨 증류주로 500㎖ 한 병 가격이 36만원이다.
주크박스의 고운달 NFT는 총 2,000개가 발행되며 암호화폐 ‘클레이’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개당 400~500클레이로, 약 50만~60만원에 해당한다.
고운달 NFT는 술 교환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주세법상 제작 완료돼 가격 책정후 세금이 부과되지 않은 술을 제조단계에서 사전 판매하거나 할인 판매할 수 없다.
주크박스에서 이달 말 내놓는 경북 문경의 전통주 ‘고운달’의 한정판 NFT. 주크박스 제공
대신 고운달 NFT를 구입하면 술의 제조과정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경 양조장을 방문해 명장의 설명을 들으며 제조 과정을 견학하거나 병 디자인 선정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술을 숙성시키는 통에 NFT 구입자들의 이름을 명패로 만들어 부착하고 백화점에 전시 판매하는 술병에도 이름이 각인된다.
이와 함께 주크박스는 NFT 구매자에 한해 50㎖ 미니어처 술과 잔, 안주 등을 담은 꾸러미를 사전에 전달하고 인터넷으로 모이는 온라인 시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동헌 주크박스 대표는 “술 제조부터 즐기는 단계까지 전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이번 NFT 사업의 핵심”이라며 “제조업을 문화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바꿔 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NFT 판매는 사전 제작비를 확보하는 영화처럼 제조비용을 미리 조달할 수 있어 양조장에도 도움이 된다. 이 대표는 “NFT를 판매하면 양조장의 제조 비용 전액을 선지급 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양조장들은 제조 비용조차 건지지 못할까봐 주조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런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위스키와 와인 등을 중심으로 술 NFT가 확산됐다. 해외는 우리나라와 달리 주세법 제약이 없어 술 교환증을 NFT로 발행할 수 있다. 이에 맥켈란, 글랜피딕 등 유명 위스키 회사들이 지난해 수십년 된 한정판 위스키를 소유할 수 있는 NFT를 발행했다. 또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뛰었던 중국 농구선수 야오밍도 지난해 가족이 운영하는 와이너리에서 나오는 와인을 NFT로 만들어 판매했다.
이 대표는 고운달 외에 다른 전통주도 NFT로 발행할 계획이다. 그는 “강원 춘천에서 예술이라는 양조장을 운영하는 정회철 명인의 고급 전통주 ‘무작’을 NFT로 발행하기 위해 논의중”이라며 “변호사 출신 정 명인의 이야기와 양조 철학 등을 즐길 수 있는 한정판 NFT를 만들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