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t보기] 해외에서 급성장하는 ‘BNPL'(종합)]

by OneLabs
[[dot보기] 해외에서 급성장하는 ‘BNPL'(종합)]

국내에선 아직 크지 않지만 신용카드 없이 후불로 나눠 구매할 수 있게 한 결제 플랫폼은 미국, 호주, 유럽 등 세계적으로 MZ세대(젊은층)의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 당장 현금이 부족한 이들의 구매를 가능케 한 것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예를 들어 호주 1위 BNPL 기업 ‘애프터페이’는 8주간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매자는 2주마다 4번에 걸쳐 물품 대금을 상환하면 된다. 업체는 안전장치로 소비자에 구매 전 직불카드나 신용카드 정보를 요구한다.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와 다른 점은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고 △분할납부 수수료가 없다는 것이다. △또 가맹점에 직접 수수료를 과금하기 때문에 중간의 밴(VAN)사나 신용정보회사에 지불하는 대금도 없다.
그러면 결제업체는 수익을 어떻게 낼까. 일단 가맹점에 5~6%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소비자 구매 부담을 줄이며 구매 유인을 키우고, 가맹점은 높은 구매 전환율 보상을 노리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조다. 또 소비자가 연체할 경우 결제업체는 연체료를 받는다. 애프터페이의 수익 20%가 연체료에서 나온다.
쓰는 사람들은? 미국은 BNPL 이용자의 75%가 MZ세대다. 소비 욕구는 높지만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대다. 이들은 별도의 신용평가와 연회비, 수수료 없이 예산 밖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단 점을 BNPL의 장점으로 꼽는다.
미국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한 20대는 CNBC에 “애프터페이가 없었으면 지금 산 물품의 절반도 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살 수 없었던 브랜드의 메이크업 제품들을 구매했다. 의류 쇼핑을 즐기는 한 10대는 “100달러짜리 옷을 사도 25달러씩 나눠 내면 비싸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커지는 시장, 뛰어든 유명기업들…국내에도 도입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설립한 미국의 결제전문기업 스퀘어는 지난 2일 호주 ‘애프터페이’를 290억달러(33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애프터페이는 호주뿐 아니라 미국 등 전세계에서 소비자 1600만명, 판매자 10만명이 이용 중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번 인수를 “불꽃을 피우기 시작한 BNPL 시장에 엄청난 기름을 퍼부은 격”이라고 비유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준비 중인 애플도 장기할부 결제 도입에 뛰어든 것으로 지난달 전해졌다. 가칭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는 2주마다 4회 결제로 무이자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골드만삭스가 장기할부를 위한 대출 업무를 맡는다.
중국 텐센트홀딩스도 올해 초 애프터페이의 지분 5%를 사들였다. 알리바바그룹 앤트파이낸셜도 스웨덴판 애프터페이인 ‘클라르나’ 지분을 매입했다. 이 업체에는 소프트뱅크도 지난 6월 6억3900만 달러 투자했다.
많은 기업들이 뛰어든 것은 이쪽이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애프터페이는 지난해 글로벌 거래 규모가 75억달러(8조7750억 원)로 전년 대비 98.9% 급증했다. 또 전체 BNPL 업체 플랫폼에서 올해 1~2월 이뤄진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5% 폭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애프터페이와 클라르나, 어펌 등 기존 BNPL 전문업체에 더해 페이팔 등 핀테크 기업들도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에도 BNPL 서비스 도입이 시작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오프널은 지난해 ‘소비의미학’을 출시했다. 상품 구입 시점에 가격의 50%를, 다음 달에 나머지 50%를 결제하는 방식으로, 업체에 따르면 월평균 성장률은 30%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 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자’라 후불결제 사업을 할 수 없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는 금융위원회가 정한 규제 샌드박스에 지정되면서 후불결제 베타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충전 잔액이 대금 결제액보다 부족할 경우 월 30만 원 내에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갚는 후불결제를 출시했다.
결국 빚 아닌가? BNPL에 대한 우려 목소리
급성장 중인 BNPL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과소비, 부채 증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BNPL 이용자의 75%가 구매욕은 크고 신용도는 낮은 MZ세대다. BNPL 서비스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만큼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소비자 보호단체들이 금융 당국에 과소비와 소비자 피해에 대한 서비스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일반 카드사는 특정 가맹점에 평균 이상의 할인이나 무이자 할부를 제시하면 규제를 받지만, 핀테크 기업인 BNPL 기업들은 관련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연체료 범위 제한도 없다. 애프터페이는 액수 관계 없이 일정액 연체료를 물리지만, 클라르나는 연체액 구간별에 따라 연체료도 다르다.
CNBC는 “BNPL 서비스 이용자는 후불결제 시스템이 구매비용 지불을 피하는 수단이 아니란 점을 인식하고 이용 시 구체적인 재정관리 계획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라 뉴컴 금융서비스사 모닝스타의 행동경제학자는 “할부가 당장 금액을 작게 보이게 해주는 게 젊은 세대로 하여금 미래를 계획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면서 “소셜미디어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이 저축보다 물질 소비에 치중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MAS)은 최근 BNPL 서비스가 부채와 심각한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언론 캠페인을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4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며 애프터페이가 받은 연체료 총 90만달러(10억5000만원)를 소비자에 돌려주라고 명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