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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035420)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제각각이다. 쇼핑과 검색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과 뉴스만 보려는 사람, 블로거의 다양한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까지. 사실 이용자의 입장에서 뉴스만 놓고보면 이번 네이버 모바일 개편안은 실패에 가깝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뉴스의 선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기사에 대한 밸류도 없다. 매일 쏟아지는 싸구려 콘텐츠를 골라내는 것이 지겨울 지경이다. 네이버는 이 모든 것을 이용자가 보고 판단하라고 한다.
몇 달 전 네이버가 정치권으로부터 여론조작 의혹의 지적 대상이 되면서 ‘주요 뉴스’를 빼버렸다고 하지만, ‘기존의 뉴스 제공 방식이 좋다’는 이용자의 의견 역시 같이 사라져버렸다. 물론 네이버로서는 할 말이 많다. 그동안 정치권과 언론매체가 제기한 자체 편집에 대한 문제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3000만 이용자의 권리와 생각을 충분히 고려했는가를 따져보면 의문이 생긴다.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절충안을 마련한 거라 했지만 기존 이용자를 외면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로 뉴스서비스정책을 이어온 데서 별반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사업구조와 카카오의 사업구조를 보면 기업 문화와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다”며 “네이버는 규제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업은 처음부터 시도하려 들지도 않지만, 카카오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먼저 나서서 규제를 풀고 혁신을 선도하기보다는 비바람이 치면 바람막이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뒤에서 숨어 조정해 왔던 것이다.
최근 시행한 뉴스 댓글 방식 역시 네이버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 언론사가 해당 매체 기사의 댓글 제공 방식을 직접 선택하고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안전장치를 만들어 피해가겠다는 의도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바람막이 뒤에 숨지 말고 전면에 나서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용자의 생각이 무엇인지, 건강한 온라인 생태계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 네이버가 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3000만 이용자는 점점 멀어질 것이다.
이성재 (shower@e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