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장 방문 없이도 인공지능(AI)으로 향수를 고르는 시대가 열렸다. 제품 추천과 가격 비교에 머물렀던 에이전트가 감각적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실제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에스티 로더가 지난 10월 조 말론 웹사이트에 도입한 ‘AI 향기 어드바이저(AI Scent Advisor)’가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도구를 사용한 사용자들의 구매율이 미사용자의 약 2배에 달한 것이다.
AI 향기 어드바이저는 맥(MAC), 바비 브라운 등 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에스티 로더가 구글과 협업해 출시한 향수 전용 AI 에이전트다. 챗봇은 매장 직원이 하듯 시각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을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향수는 직접 시향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온라인 판매의 ‘마지막 난제’로 꼽혔다. 하지만 쇼핑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향수 분야에서도 온라인 경험 혁신이 불가피해졌다.
브라이언 프란츠 에스티 로더 최고 기술책임자(CTO)는 “1년 전만 해도 AI로 향을 추천할 수 있을지 물으면 냄새를 맡을 수 없다는 시큰둥한 반응이 대다수였다”라고 전했다.
이에 구글과 손잡고 ‘제미나이’ 기반의 향수 추천 시스템을 구축했다. 우디, 엠버 등 기본 7가지 향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성분 조합에 따라 세부 분류 체계를 수립해 후각 경험을 언어 데이터로 체계화했다. 여기에 매장 직원의 상담 내용을 분석, 소비자 선호 표현을 패턴화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실제 직원과 대화하듯 생생하고 감성적인 추천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오늘은 어디로 여행을 떠나고 싶나요. 과수원의 상쾌함? 활짝 핀 꽃밭의 따스함? 바람 부는 해안선의 매력?”처럼 시적인 질문으로 향을 떠올리게 하며 구매를 유도했다.
에스티 로더는 조 말론에 이어 킬리안 파리, 프레데릭 말, 톰 포드 뷰티, 르 라보 등 자사의 다른 향수 브랜드에도 AI 어드바이저 확대를 검토 중이다.
스테판 드 라 파베리 에스티 로더 CEO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향수 부문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AI 기반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이고, 지속적 기술 혁신으로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만들어내겠다”라고 말했다.
김해원 기자
출처 :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492&page=3&total=29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