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방송] 영국, 신문 산업 발전 위한 전국 실태 조사 실시
영국 신문 산업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영국 정부는 ‘언론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 아래 신문 산업의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소셜미디어의 등장 이후 온라인 광고 수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신문사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을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신문사들은 생존을 위해 정치적 좌우 통합을 불사한 합병까지 시도하고 있다.
메이 총리, “신문 산업 위기” 언급
지난 2월 6일 테레사 메이 총리는 맨체스터에서 행한 연설에서 신문 산업의 미래에 대한 정책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는 뉴스 미디어의 쇠퇴로 인해 영국 대중이 믿을 수 없는 (‘가짜’) 뉴스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운을 뗀 후, 메이 총리는 이것이 결과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메이 총리는 “양질의 저널리즘은 진정한 토론과 스스로의 관점 형성에 필요한 정보와 분석을 제공하기 때문에 선을 위한 커다란 힘”으로 여겨야 한다는 자신의 언론관을 밝히며, 최근 몇 년간 영국 내에서 제기되어온 “언론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연설 도중 최근에 폐간한 유명 지역신문인 샐포드애드버타이저, 트라포드애드버타이저, 윌름슬로익스프레스 등의 사례를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지역신문의 타격이 크다. 불황으로 인해 배급망이 축소되고 지역 뉴스룸에 배치되는 인력을 줄이면서 고품격 저널리즘을 위한 여건이 현실적으로 조성되지 않고 있다.”
역시 2월 6일자 BBC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영국 신문 산업 규모는 최근 심각하게 후퇴했다. 보도에서 인용한 프레스가젯의 2016년 12월 조사 결과, 이전의 18개월 동안 폐간한 지역신문의 수는 무려 46개에 달했고, 전국지를 포함한 전체 신문사 수 역시 2005년에 비해 198개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신문 산업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트리니티 미러(Trinity Mirror)와 존스턴 프레스(Johnston Press)마저 위기를 느끼며 보유 신문을 폐간하거나 유명 일간지들을 합병하는 등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영국 신문 산업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트리니티 미러와 존스턴 프레스마저 위기를 느끼며
보유 신문을 폐간하거나 유명 일간지들을 합병하는 등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사진 출처-BBC뉴스 홈페이지 캡처>
이날 메이 총리의 발언을 기점으로 영국 정부는 직접 신문 산업 실태를 조사한 뒤 고품질 저널리즘의 성장을 돕기 위한 정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총리 연설 직후 영국 문화성은 곧바로 ‘영국 언론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조사(press sustainability in the UK)’를 시작했다. 문화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뉴스 매체의 전반적 실태에 대한 정부 조사에서는 얼마나 다양한 뉴스가 이용 가능한지뿐 아니라 이들 신문들이 새로운 디지털 시장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신문사가 온라인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신문 발행부수 감소와 광고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리니티 미러 그룹의 경우,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 절치부심해왔다.
지난 2월 9일 영국의 ‘무자비한’ 미디어 재벌로 알려진 리처드 데스먼드가 소유한 보수 성향의 신문사 전부를
1억2,6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거금을 주고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 출처-더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이번 조사의 또 다른 목적은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한 지역 언론의 구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성은 영국 지방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곳에서 지역 일간지가 발행되지 않을 정도로 지역 저널리즘이 쇠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앞서 메이 총리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매트 핸콕(Matt Hancock)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이번 정부 조사를 통해 전국지와 지역 언론의 지속가능성과 함께 뉴스 콘텐츠 창작자가 온라인 유통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논의될 것이며, 나아가 “공적 토론의 초석이 될 활기차고 독립적이며 다양한 언론 매체를 영국이 확보하도록 보장하는 방안도 강구될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신문업계는 대규모 합병
무엇보다 이번 조사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영국 신문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그 안에서의 역할, 이들과 관련된 디지털 광고 유통망에 대한 자세한 검토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거대 소셜미디어가 영국에서 뉴스를 생산하는 미디어와 공정거래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뉴스 미디어가 이들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디지털 광고 수익을 공정하게 분배받고 있는지, 또 그 데이터는 플랫폼에서 어떻게 수집되고 유통되는지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예를 들어 자금 흐름을 포함한 디지털 광고 운영망의 작동 전반을 들여다보는 한편, 이 과정에서 현재의 방식이 영국 신문사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지 또는 저해하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된다.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낚시성 기사(clickbait: 자극적인 제목으로 인터넷 유저들의 클릭을 유도해 조회 수를 높이는 쓰레기 기사나 광고)’와 저품질 기사의 사례도 분석해 이들이 영국의 고품질 저널리즘의 성장에 위해를 가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화성은 전문가 평가단을 위촉해 이들이 조사 전반을 이끌게 하는 한편, 조사 결과에 따라 산업에 대한 정부의 후속 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종 보고서는 2018년 말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부의 발표에 대해 영국 신문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딘스모어 뉴스 미디어협회(News Media Association) 회장은 “이번 발표를 환영한다. 정부가 민주 사회에서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라며 이번 조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 뉴스 콘텐츠가 광범위하게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우수한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유통 수익 구조에 대해 정부와 마찬가지로 불만을 드러냈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pfjra_&logNo=221235837734&redirect=D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