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팩플] 메타버스 광풍,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질문들
Today’s Topic
메타버스가 놓치고 있는 질문들

지난해 말 팩플팀의 2022년 기획회의에서 메타버스를 두고 토론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의 ‘메타버스’ 프리젠테이션 이후 각종 해설과 기사가 쏟아질 때였죠. 빅테크 기업들의 전망(혹은 바람)대로 메타버스가 인터넷 뒤를 이을 플랫폼이라면, 우리의 온라인 소셜 라이프는 어떻게 달라질지, 팩플은 어떤 질문을 해야하는지 의견을 나눴는데요. 지난 15년간 경험한 소셜 미디어 제국의 문제(온라인 혐오, 범죄에 악용되는 개인 데이터, 데이터 유출 등)가 여전한데, 옆동네 메타버스로 이사간다고 해서 이 모든 문제가 소멸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메타버스를 지향한다는 일부 플랫폼에선 이미 그런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고요. 인간의 과시욕을 악용한 범죄, 약자에게 쏟아지는 혐오 등등. 그래서 저희는 메타버스의 그늘, 메타버스에 던져야할 질문들을 취재해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드리는 팩플레터는 그 기획의 결과물입니다. ‘메타버스에 미래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말하지 않는 것들을 오늘 팩플과 차분하게 따져보세요. 김정민·박민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앞으로도 팩플은 우리가 기술의 시대를 더 현명하게 살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따져보고 질문할게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2. 메타버스, 자기소개하기
3. 현실 복붙, 문제도 복붙?
4. 메타 생(生)은 처음이라
5. 메타버스판 빈익빈부익부
1. 광풍 그 후, 검증의 시간
메.타.버.스(Metaverse)는 IT 산업의 시대정신인가. 메타버스에 발 걸치지 않은 곳을 찾는 게 더 쉬울 정도. 그런데 이런 대유행, 넋놓고 따라가자니 찜찜하다. 메타버스에 정말 우리의 미래가 있을까. 의심의 질문이 슬슬 나온다. 검증의 시간, 스타트.
① 해외에선
● 메타버스, 널 위해서라면··· : 페이스북은 사명을 아예 메타로 바꿨고, MS는 82조원에 블리자드를 인수했다. 양사 모두 CEO가 직접 “우린 메타버스로 간다”고 나섰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지난달 “게임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이라고 말했다.
● 우리도 빠질 수 없지! : 앱 설명·제목에 메타버스를 포함한 앱은 552개(1월 22일 기준, 센서타워 조사)에 달한다. 페이스북이 메타가 된 지난해 11월부터 자칭 ‘메타버스 앱’들이 급증했다. 11월에 29개, 12월에는 30개 앱이 메타버스에 합류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24년까지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8000억 달러(9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팩플레터 201호
② 국내에선
● 여기서도 네·카 격돌 : 네이버의 신대륙 개척 선봉엔 제페토가 있다. 글로벌 2억 9000만명이 쓰는 메타버스 소셜 플랫폼. 네이버랩스가 내놓은 아크버스도 있다. 현실 공간을 디지털화하는 기술의 총집합이다. 카카오톡 다음 성장엔진이 필요한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이사 내정자를 중심으로 드라이브 중. 그는 팩플팀에 “메타버스를 미래 핵심 키워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진격의 게임 : ‘초딩 놀이터’인 줄 알았던 로블록스의 성공을 지켜본 넥슨·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해부터 바빠졌다. 로블록스처럼 이용자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 중. 넷마블도 신작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에 현실 세계를 본뜬 메타버스를 구현한다. 컴투스는 생활밀착형 메타버스라는 ‘컴투버스’를 개발중.
● 정부도 돌격 앞으로 : 정부 부처도 일제히 메타버스행 열차에 올라탔다. 정부 문서가 공개되는 정보공개포털에 ‘메타버스’ 키워드 문건 수는 지난해 2월 0건에서 12월 2160건으로 급증. 누적 9372개(2월 11일 기준) 관련 문서가 생산됐다. 지난달 20일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메타버스 전략도 발표.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올해 메타버스에 5560억원을 투입하겠다”며 “2026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점유율 5위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팩플레터 201호
③ 버블인가, 미래인가
● 아직도 먼 미래 : 이쯤되면 다들 메타버스에 살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사람은 없다. 기술적으로 갈 길이 멀다는 의미.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팩플팀과 인터뷰에서 “지금의 메타버스는 1995년의 인터넷 같은 수준, 완전해지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 평가했다.
● “주가 올라라” 마법의 주문? : 과도한 마케팅이란 지적은 계속 나온다. 특히 주가가 저조하던 일부 기업이 메타버스 사업계획을 발표한 후 주가가 뛰면서, 버블 논란도 커졌다. 최근 긴축우려 등 악재가 겹치자 관련 기업 주가는 다시 대거 폭락 중. 마법의 주문도 약발이 떨어졌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라왔는데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다음 중요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장밋빛 전망, 이제 그만 : 업계 시선은 장밋빛 전망에서 진지한 검증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적 문제 외에도, 사회·법률·윤리적 문제까지 두루 살펴봐야한다는 지적. 현실 문제가, 인터넷·모바일로 옮겨갔듯이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전망.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 ‘메타버스는 단지 마케팅에 불과합니까?’(Is the Metaverse Just Marketing?) 기사에서 “잘못된 정보가 메타버스에 현실로 구현되는 문제, 메타버스를 통제하는 전지전능한 기업, 사용자 움직임 추적하는 인공지능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2. 메타버스, 자기 소개하기
메타버스에 따라붙는 1번 질문은 “게임이냐? 아니라고? 그렇다면 뭐냐?”다. 정체에 따라 존립 근거가 흔들릴 수도 있다.
① 메타버스, 누구냐 넌?
●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 게임은 수십년 전부터 3차원 가상세계를 설계했다. 더구나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게임의 힘에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메타버스 구성 요소로도 주목. 로블록스, 포트나이트처럼 게임에서 시작해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가 하면 반대로 제페토처럼 소셜에서 시작해 게임을 끌어안는 쪽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 비슷해도, 달라 : 비슷해 보여도, 법적 분류에 따라 적용되는 규제가 다르다. 엔터테인먼트 앱인 제페토와 게임인 로블록스가 대표적인 예. 제페토 내부의 ‘월드’(가상 환경) 상당수는 로블록스에서 하는 게임들과 별 차이 없다. 하지만 게임인 로블록스는 사용자 연령 등급분류 대상이고, 제페토는 아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 관계자는 “제페토는 사용자 간 교류에 치중하는 앱이고 로블록스는 게임을 만들고 공유하는 앱이라 분류가 다르다”며 “다만 확정된 기준은 아직 없어 실제 앱들을 검토하고 광범위하게 연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 UGC는 어떻게? : 이용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UGC)도 기준이 모호하긴 마찬가지. 가령, UGC에 부적절한 내용이 담겼을 때 그 UGC가 올라온 앱 자체를 청소년 이용 불가로 분류할지, 해당 UGC만 제재할지 판단 기준이 없다. 12세 이용가인 로블록스엔 최소 4000만개 이상 UGC가 존재. 현재는 로블록스가 자체 모니터링하거나, 게임위에 민원이 접수된 경우에만 대응한다. 어디서 사고라도 터진다면 규제의 칼날 향방은 예측불가.

팩플레터 201호
② 토큰·NFT와의 만남은?
● 메타버스 필수재, 블록체인 : 메타버스 정체가 주목받는 더 큰 이유는 경제 시스템 때문. 메타버스는 코인과 NFT를 활용해 창작자에게 더 많은 권한과 보상을 주고 거래를 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현행법상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하면 불법.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는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 결과물을 환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어길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게임해서 얻은 코인으로 돈 버는 P2E 게임이 국내 출시를 못하는 이유. 게임 속 창작물을 NFT 형태로 거래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불법이다.
● 로블록스는 왜 가능? : 다만 게임위는 로블록스 같은 C2E(Create to Earn)은 허용한다. 게임을 ‘만든’ 대가로 보상을 받는 건 괜찮지만, 게임 콘텐츠를 ‘소비해’ 얻은 재화를 환전하는 건 불법이라는 입장.
● 애매모호한 규정, 혼란 가중 : 전문가들은 관련 법을 정교하게 디자인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말 게임위 개최 정책 세미나에서 ‘메타버스와 게임의 정책과제’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한 박형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교수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P2E 게임 등을 허용해주고 문제점을 파악해 전체적인 관련 규제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관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규제가 너무 일찍 들어가면 혁신을 저해하고, 늦게 들어가면 사회적 피해가 커지는 만큼 정부가 적절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 현실 복붙, 문제도 복붙?
메타버스는 ‘현실의 복붙’이다. 현실과 별개인 게임과도 다르다. 현실과 연결된, 현실 같은 가상세계를 지향한다. 그래서 문제다. 현실세계의 온갖 문제들이 메타버스에 그대로 복붙된다는 점.
① 디지털 소외
● 키오스크도 버거운데··· : 4대 정보취약계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보다 27.3%p 낮았다(과기부, 2020년).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아동·청소년도 스마트 기기를 보유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지, 부모가 적절한 디지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출발선이 다르다. 가상세계 비중이 커질수록 디지털 격차도 벌어질 수밖에.
● 3차원 공공기관, 필요해? : 서울시 등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메타버스 민원실’은 그래서 이른 감이 있다.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방통위 메타시대추진단 좌장)는 “공공 영역에서 메타버스를 쓸 경우 산업적 기회를 찾는 기업과는 다른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② 디지털 성범죄
● 아바타로 성추행 : 메타는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에 성범죄 방지를 위한 ‘아바타 간 거리두기’ 기능을 최근 도입했다. 한 여성 이용자가 “남성 아바타 3명에 둘러싸여 음성 채팅을 동반한 집단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히면서다. 지난해 영국에선 아동성범죄 전력이 있는 20대 남성이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에서 남자 어린이들에게 성적 접근을 시도했다가 징역 2년을 선고받기도.
● 처벌은 어렵고 : 메타버스 성범죄는 크게 두 종류. 아바타가 언어적 성희롱이나 유사 성행위, 스토킹, 불법 촬영하는 경우와 메타버스를 통한 오프라인 만남에서 실제 성폭력을 가하는 경우. 후자는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전자는 처벌 규정이 애매하다.
● 그럼 가상 인간은? : 배기동 KT 상무는 한국법제연구원 포럼에서 “실존 인물을 본뜬 경우라도 메타버스 내 가상인간에 대한 인권 모독은 현행법상 처벌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실제 모델 인물이 실존하는 ‘AI 아나운서’ 등에 대한 범죄도 그대로 둘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메타경찰 나오나 : 지난달 국회 토론회 ‘메타버스 매개 아동·청소년 성 착취 현황과 대응방안’에서는 메타버스 내 경찰 도입, 아바타 바디캠 착용 등의 대안이 오갔다.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팩플팀에 “기업이 먼저 자율적인 안전 대책을 개발하고 학부모 대상 메타버스 리터러시 교육 등을 통해 홍보하면 범죄 예방과 고객 유치 모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페토(위)와 로블록스(아래)에서 행해진 아바타 성추행.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캡처했다. 고학수 서울대 법전원 교수는 “타인의 아바타가 내 아바타를 불쾌하게 건드리는 것이 성희롱인가에 대한 개념부터가 모호하다”며 “개별 플랫폼과 실제 사례에 대한 디테일한 팩트를 먼저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③ 사이버 불링과 계급 차별
● 양날의 검, 몰입감 : 아바타가 직접 행동하는 3차원 가상세계에선 온라인상의 괴롭힘이 더 생생해질 수 있다. 가상현실(VR) 기기와 촉각 슈트로 감각까지 살린다면, 실제 폭력까지 가능할 수도. 앤드류 보즈워스 메타 신임 CTO는 직원들에게 쓴 내부용 메모에서 ‘메타버스 환경에선 다른 이용자, 특히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이나 유해 행동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이렇게 멋진 나, 정말 나? : 외모지상주의도 재생산되고 있다. 메타버스 기업들은 아바타를 ‘더 나은 나(Better Me)’로 홍보한다. 제페토·호라이즌 월드 같은 주류 서비스들이 외모·인종 다양성을 존중하는 ‘아바타 커스텀’ 기능을 열어뒀다지만, 이용자들은 큰 눈과 마른 체형 등 획일화된 미(美)의 기준에 아바타를 맞추는 편. 스탠포드 연구진이 2007년 예견한 프로테우스 효과(아바타 외모에 따라 가상공간에서 개인의 성격도 변화)가 드러나는 중.
● 메타버스에서도 과시 : 메타버스 개념을 제시한 1992년 SF 소설 ‘스노크래시’에서도 아바타의 외모와 착장은 이용자 신분을 알려주는 잣대다. 부와 계급을 과시할 수단이 추가된 것. 최근 구찌·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가 속속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나이키가 NFT 가상 스니커즈 스타트업 RTFKT(아티팩트)를 인수한 흐름과도 닿아있다. 모건 스탠리는 2030년 명품 시장의 메타버스 비중이 10%에 이를 것이라 전망.
4. 메타 생(生)은 처음이라
‘현실 복붙’에 그친다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우리 모두 ‘메생’은 처음이다. 메타버스엔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하지만 예상 가능한 새로운 문제들이 있다.
● ‘루다’는 인격체일까 : AI는 인격도 정서도 없다, 그게 ‘국룰’이었다. 근데 티키타카 잘 되는 AI와 사람을 구분하기 힘든 세상에서도 그럴까. 인간의 AI 학대와 AI의 인간 혐오가 동시에 터진 ‘이루다사태’로 훅 들어온 질문, ‘우리는 AI를 인격체로 대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럴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이현정 중앙대 다빈치학과 교수는 “지금은 ‘사람이 AI보다 위’라고 여기지만, 메타버스 시대엔 AI를 상호 공감을 주고받는 사회의 일원으로 봐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학습된 차별이나 혐오가 결국 사람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도덕적 결함이나 범죄는 개발사가 책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 니꺼 내꺼, 누가 보장하나 : 지난 6일(현지시간) ‘트위터 창업자의 첫 트윗’이 팔렸던 유명 NFT 거래소 센트(Cent)가 NFT 판매를 중단했다. 페이크 민팅(원작자 몰래 NFT 발행) 등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크리에이터 경제’를 외치는 메타버스에, 정작 ‘크리에이터 권리’를 보장할 제도는 아직 없다는 방증. 플랫폼-창작자 간 수익 배분, 음원 등 저작권료 정산 기준, AI가 만든 창작물의 권리 등 남은 문제도 산더미다.
● Bigger Brother : 수집되지 않던 정보들이 수집된다. 확장현실(XR)을 구현하는 수많은 실시간 기기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정보를 들여다보는지 일반 이용자들은 알 길이 없다. 이진규 네이버 최고정보보호책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기고문에서 “XR 환경에서는 시선 이동이 수집된다”며 “이용자가 무엇을 보고 누구와 교류하며, 어떤 것에 골몰하는지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정보로 새로운 서비스, 가령 가상 인간이라도 탄생한다면 소비자 데이터 주권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최근 정교화되고 있는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왼쪽부터 네이버웹툰이 인수한 로커스의 ‘로지’, 스캐터랩의 AI 챗봇 ‘이루다’, 크래프톤의 버추얼 휴먼. 사진 각 사
5. 메타버스판 빈익빈부익부
① 독과점 괜찮아?
● 미국 경제검찰 격인 연방거래위원회(FTC) 리나 칸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영상)에서 “메타버스에 뛰어든 빅테크들이 (작은 기업의) 상품을 모방해 거대 서비스를 독점하지 않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대 빅테크가 시장을 장악해온 지난 20년을 교훈 삼아 (이들이) 경쟁 상대를 제거하고 불법 행위로 독점권을 확대하는 것을 놔두지 않겠다”고 경고.
●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와 웹 3.0이 탈중앙화를 외쳐도 결국 기술에 종속되는 서비스”라며 “빅테크 독점의 재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② 양극화 괜찮아?
● 현실의 ‘본캐’와 메타버스의 ‘부캐’ 간 간극이 클수록, 현실도피성 과몰입이 촉발될 수 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는 지난해 팩플팀과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 시대엔) 돈과 시간이 많아질수록 실제의 경험과 연결을 더 갈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메타버스 회의론자 필 리빈 에버노트 창업자는 “현실을 더 좋게 만들어야지, 다른 현실을 만들려고 해선 안 된다”며 “가족·친구들과의 저녁 식사가 가상 만찬보다 훨씬 가치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메타버스가 실현되면, 지난 10년간 SNS 알고리즘이 부추겨온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