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방송] 공영방송의 ‘young audience’ 전략1 : 그들은 유목민, 공감 얻으려면 그들 속으로 들어가라
2018 세계공영방송총회(PBI, Public Broadcasters International)가 ‘미디어 빅뱅시대, 연결 플랫폼 전략’이라는 주제로 지난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됐다. PBI는 1991년 첫 모임 이후, 세계 공영방송사의 주요 인사들이 매년 모여서 공영방송의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의 전략과 비전을 모색하는 포럼으로 자리 잡은 행사다.
이번 서울 총회는 ‘연결 플랫폼과 미디어 빅뱅’, ‘진화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위한 콘텐츠 전략’, ‘TV의 미래, 시청자를 위한 UHD’, ‘연결 플랫폼 시대 공영방송의 가치와 존재 이유’, ‘젊은 시청자 리서치 1.0’ 등 다섯 개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플랫폼 빅뱅시대에 시청자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각국의 공영방송사 대표들이 모여 공영방송의 미래 전략을 논의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나는 제5세션, ‘young audience2 1.0’의 연구자로서 이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본 연구는 ‘공영방송의 young audience 전략: 콘텐츠와 플랫폼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 ▲young audience의 미디어 이용 특성을 기반으로
- ▲각국의 공영방송이 young audience를 끌어들이기 위해 취하고 있는 콘텐츠와 플랫폼 활용 현황을 분석하고
- ▲관련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공영방송이 young audience를 유인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콘텐츠와 플랫폼 차원에서 살펴보는 데 있다.
연구방법으로 ▲PBI 총회 참석 경험이 있는 28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작성해 우편 및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방송‧통신‧수용자‧정책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답한 공영방송은 BBS(부탄), MnB(몽골), NHK(일본), PTS(대만), TDM(마카오), BBC(영국), ROR(루마니아), RTBF(벨기에), RTP(포르투갈), RAI(이탈리아), PBS(미국), CBC(캐나다), TV Cultura(브라질), ABC(호주), KBS(대한민국) 총 15개국이다.
취향 찾아 움직이는 적극적 이용자
young audience의 연령대는 적게는 4세부터 많게는 55세까지라고 답해 방송사마다 편차가 컸지만, 18세에서 34세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닐슨3이 출생년도에 따라 연령 구간을 그룹핑(grouping)한 후 각 구간별 특성을 반영해 이 연령대를 명명했는데, 일부(23~34세)는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로, 일부(18~22세)는 ‘Z세대(Z generation)’로 불린다.
이들의 미디어 이용 특성은
- ▲모바일 온리(mobile only)
- ▲소셜 퍼스트(social first)
- ▲2차 방송 콘텐츠 소비(second TV contents consumption)
- ▲낮은 레거시 미디어 의존율(weak legacy media)
-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미디어 이용(active user)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가 삶의 일부인 이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으로 찾고, 무엇을 볼 것인지를 사람들의 ‘검증’을 통해 결정한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얻는 데 익숙한 이들은 정보를 취하는 데 있어 ‘불편함’을 가장 싫어한다.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그것도 원하는 부분만 본다. 그래서 콘텐츠의 길이도 ‘짧은 것’을 선호한다. 콘텐츠를 보면서 채팅, 쇼핑, 댓글 달기 등을 하는 소셜 뷰잉(social viewing)과 다중미디어 이용에 익숙하고, 어딘가에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특정 미디어에 편향되기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능동적으로 이용하므로 다양한 콘텐츠가 많은 유튜브를 선호한다. 또한 오리지널 TV 콘텐츠를 바탕으로 주요 장면 클립 동영상, 짤방, 리뷰, 패러디 등의 형태로 창작된 2차 콘텐츠 이용을 즐긴다. 방송 전에는 관련 클립 동영상을 보고 프로그램 시청을 결정하며, 방송 후에는 온라인 공간에서 2차 방송 콘텐츠를 탐색한다. 뉴스는 모바일로, 영상은 유튜브나 OTT, 포털의 동영상으로 보기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과 의존도가 낮다.
young audience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각 나라의 공영방송사마다 자국 내에서의 역할, 인력, 예산 규모에 따라 young audience를 위한 플랫폼과 콘텐츠 제공에 편차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young audience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자사의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고, 외부 플랫폼과 제휴 및 협력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다. 공영방송의 과반수가 young audience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PTS(대만), BBS(부탄), RPT(포르투갈), NHK(일본)는 young audience만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표1]

또한 [그림1]과 같이 다양한 외부 플랫폼과 제휴, 협력, 링크 등을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oung audience를 위한 콘텐츠
대부분의 공영방송사들은 young audience를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콘텐츠는 장르별 제작 문법이 상이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공영방송의 young audience를 위한 콘텐츠 제작 현황을 장르별로 살펴보았다.
- 뉴스‧시사 장르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CBC(캐나다)와 RTBF(벨기에)의 어린이와 10대를 위한 뉴스다. CBC는 9세에서 13세를 대상으로 ‘CBC Kids News’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뉴스 소재를 어린이 관점에서 제공하는 것이 목표며, 어린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퀴즈나 간단한 여론조사를 활용해 참여를 유도한다. RTBF 역시 8세에서 12세를 대상으로 매일 6분짜리 포맷의 ‘Niouzz and Niouzz+’를 방송하고 있다. 이 뉴스는 스냅챗, 인스타그램에도 제공한다. 두 방송사는 연령대를 다시 세분화해 각 타깃 연령층에 맞춰 뉴스를 제작함으로써 어린이나 10대 초반의 학생들이 주변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BBC는 young audience를 위한 뉴스인 ‘Newsbeat’를 young audience 대상 온라인 플랫폼인 BBC Three와 BBC 라디오1, 1Xtra의 특정 시간대에 방송하고 있다. 특히 뉴스는 내용이 young audience와 연관되고 그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형식으로 제공한다면 충분히 어필할 수 매력적인 장르로 인식하고 있었다.
[표2]

- 드라마‧예능 장르
young audience를 대상으로 한 드라마는 호기심 많은 10대 청소년의 경험담을 그린 ‘Marika’, 고아 소녀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Anne with an e’, KBS의 ‘학교’와 같이 young audience의 이야기를 그들의 시각에서 그려낸 드라마를 제공하고 있었다. 예능은 현장과 이벤트를 가미한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CBC는 10대 후반의 청소년과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La soiree est encore jeune’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몬트리올의 한 퍼블릭 레스토랑에서 방송하는데, 주변 스케치와 특별 게스트, 재미있는 해설과 논평으로 구성돼 있다. 라디오 방송은 물론 팟캐스트와 페이스북에서도 제공한다. RTBF는 15세에서 25세 대상의 ‘I-Player Tarmac’를 통해 콘서트를 생방송하고, 힙합과 랩 등 다양한 음악을 내보내며, 웹 드라마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ABC는 young audience 대상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고, NHK는 유명 연예인과 AI 캐릭터인 다섯 살 여아 치코가 진행하는 인포테인먼트 토크쇼, ‘Chico will scold you’를 방송한다고 답했다.
[표3]

- 교양‧다큐멘터리 장르
BBC의 ‘Queer Britain’은 노숙자, 인종주의, 포르노, 신앙 등을 주제로 LGBTQ+ 커뮤니티의 젊은 회원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듣고 해결하는 프로그램으로, BBC3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한다. NHK의 ‘72 hours’는 72시간 동안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관찰하는 다큐멘터리로, young audience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 그들의 일상을 공감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제작한다. CBC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young audience를 대상으로 ‘Les héros du samedi’를 방송하고 있는데,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사회자로 나와 경기장이나 공원에서 젊은이들을 만나 얘기하고, 그들이 소망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교양과 다큐멘터리는 young audience와의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표4]

공영방송의 young audience 전략
- 콘텐츠 전략
무엇보다 young audience가 선호하는 콘텐츠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한 타깃팅과 높은 수준의 마케팅’(벨기에 RTBF)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young audience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콘텐츠를 선택하며, 주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한다. 또한 그들의 생각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담아낸 콘텐츠, 그래서 young audience가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young audience와의 관련성(relevance)이 중요하다. 그들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출연자, MC나 작가 등 젊은 제작진의 참여와 함께 주제와 톤, 스타일을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호주 ABC, 영국 BBC).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공영방송의 품격이다. 공영방송이 추구하는 고품질의 차별화된 콘텐츠는 젊은 시청자 유인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함께 추구해야 하는 가치다. “지금처럼 빨리 변하는 세상은 공영방송의 위기이자 기회이며, 양질의 콘텐츠는 공영방송의 무기”라는 토니 홀(Tony Hall) BBC 사장의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 플랫폼 전략
young audience를 위한 매력적인 콘텐츠를 가능한 다양한 플랫폼에 노출해 young audience가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경우 콘텐츠는 플랫폼에 맞는 형식으로 재가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young audience가 즐겨 찾는, 새롭게 부상하는 플랫폼과 제휴 및 협력을 해야 한다. 플랫폼은 콘텐츠를 이용하는 통로일 뿐이므로 전용 플랫폼 구축은 크게 의미가 없다. 소셜미디어(벨기에 RTBF)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짧은 동영상 콘텐츠(루마니아 ROR)가 중요하다. 이미 BBC는 2~5분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한데 모아 제공하는 신규 동영상 플랫폼인 ‘BBC Ideas’를 올해 출시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플랫폼 평가(캐나다 CBC, 이탈리아 RAI)를 통해 어떤 플랫폼을 어떻게 이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9세와 15세의 경험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들에게 세계를 이해시키는 방식이 달라야 하며, 그들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의 활용 방식 역시 달라야 한다”는 숀 폴터(Shaun Poulter) CBC 이사의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 속으로 들어가라
공영방송이 young audience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시청자 조사, 빅데이터 분석, 집담회, 젊은 시청자의 프로그램 제작 참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에 대한 통찰(Insight)을 강화해야 한다. 일례로 이번 연구 결과에서 young audience가 가장 선호하는 소재는 ‘음악과 댄스’로 나타났는데, KBS의 ‘댄싱하이(Dancing High)’가 왜 young audience에게 주목받는지를 설명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처럼 young audience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위한(for), 그들에 대한(about), 그들과 함께하는(with) 프로그램을 디자인해야 하며, 이러한 결과가 실제 콘텐츠 전략과 편성 전략, 플랫폼 전략에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pfjra_&logNo=221421266363&redirect=D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