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방송] 버즈피드 신화의 위기 : 뉴스 신뢰 외면한 채 콘텐츠 확산에만 매달린 결과
버즈피드(BuzzFeed)가 2017년 미국 본사에서 100명, 영국 지사에서 20명의 직원을 해고한 데 이어 최근 프랑스에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법원의 보류 결정으로 서비스 폐쇄가 잠정적으로 미뤄지기는 했지만, 디지털 혁신의 대명사 버즈피드의 잇따른 인력 감축 소식이 미디어 업계에 가져온 충격은 크다.
디지털 롤모델의 위기
버즈피드는 허핑턴포스트의 공동 창업자인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가 2006년 인터넷 바이럴 효과를 연구하기 위한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설립한 미디어 기업이다. 버즈피드는 리스티클(listicle)과 콘텐츠 큐레이션, 네이티브 광고와 같은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독특한 유통 전략으로 뉴욕타임스의 경쟁 상대로 인식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소셜미디어 피드에 콘텐츠를 노출함으로써 ‘이용자가 버즈피드닷컴을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 각자의 콘텐츠 흐름 속에 버즈피드를 보급’하는 방식은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버즈피드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드러내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뉴스 소비 행태의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신화적 사례로 손꼽힌다.
그런데 그런 버즈피드가 다수의 직원을 해고하고 글로벌 지사 중 한 곳의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이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버즈피드는 2015년 말부터 위기를 겪으면서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목표치에 20%가량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원인은 광고 수익의 대부분을 페이스북과 구글이 독점하면서 버즈피드의 주 수익원인 네이티브 광고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페이스북이 친구, 가족의 소식을 더 많이 표시하고 뉴스 게시자의 소식을 더 적게 표시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하면서 버즈피드는 트래픽과 수익 면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더해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점화된 가짜뉴스 논란이 버즈피드에 악재로 작용했다. 가짜 정보에 민감해진 독자들이 ‘적어도 뉴스는’ 레거시 언론사를 통해 접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두 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는 소셜미디어에 의존하는 콘텐츠 유통 전략이 돈을 벌기에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이다. 버즈피드는 사람이 모인 곳에 콘텐츠를 유통시켜 트래픽을 먼저 모으고 이후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을 시도했지만, 이는 수익과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플랫폼 종속성이 심화되면서 위기를 초래했다.
둘째는 정보의 공유와 확산이 곧 뉴스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버즈피드는 새로운 형식을 활용해 정보에 대한 흥미와 공유를 높였지만, 이것이 뉴스미디어로서 버즈피드의 신뢰도를 향상시켜주지는 못했다. 리스티클과 큐레이션 콘텐츠는 선정성과 뉴스 연성화라는 이름의 화살로 되돌아왔고, 이들 콘텐츠와 뒤섞여 유통된 ‘뉴스’는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버즈피드의 위기 타개 전략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버즈피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사업의 변화를 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널리즘 매체로서 정체성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1.버즈피드 미디어 브랜드 구축
버즈피드 CEO 페레티는 2017년 12월 직접 버즈피드에 ‘9개의 상자(9 Boxes)’라는 글을 올려 거대 테크 플랫폼에서 벗어나 수익 원천을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를 재구조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핵심은 미디어 브랜드를 강화하고 커머스를 확대해 물품 판매를 통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테이스티(Tasty)는 버즈피드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버즈피드는 테이스티 모델을 니프티(Nifty), 굿풀(Goodful)과 같은 브랜드로 확대하면서 양질의 브랜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튜브, 스냅챗, 인스타그램 등으로 유통을 다각화해 디지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페이스북과 네이티브 광고 의존도를 줄여간다는 방침이다.
2.‘버즈피드 뉴스’ 신설

아울러 버즈피드는 뉴스를 엔터테인먼트에서 분리하고, 기존 버즈피드 사이트에 존재하던 뉴스 메뉴를 독립된 웹페이지(BuzzFeed News)로 신설해 지난 7월 공개했다.
버즈피드는 특히 뉴스 사이트 내에 네이티브 광고와 같은 스폰서 게시물은 없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노출시키는 프로그래밍 기반의 광고 전략(programmatic display ads)이 브랜드 커머스와 함께 버즈피드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버즈피드의 전략이 이야기해주는 것
이러한 버즈피드의 행보는 일견 자체 제작 콘텐츠와 자체 플랫폼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버즈피드는 ‘분산 미디어(distributed media)’라는 기존의 목표를 폐기한 것일까?
그보다는 콘텐츠 특성에 따라 플랫폼 전략을 보다 다양화함으로써 ‘네트워크 통합 미디어’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것이 버즈피드의 목표라 봐야 할 것이다. 특정 소셜미디어 내 바이럴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던 과거의 전략이 플랫폼 종속과 콘텐츠 품질 하락, 수익 악화를 가져왔다면, 이제는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여러 플랫폼에 적합한 형태로 유통시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버즈피드 뉴스 웹사이트. 레거시 언론사의 홈페이지처럼 ‘점잖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레거시 언론사가 주제별로 기사를 분류하는 것과 달리 트렌딩(Trending)이라는 뉴스 바(news bar)를 중심으로 기사를 배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렌딩 바에는 온라인 버즈 분석을 기반으로 버즈피드 뉴스 편집자가 선택한 중요한 뉴스들이 배열된다.
이러한 시도의 이면에는 ‘이용자 데이터 분석’이라는 버즈피드의 장점이 숨어 있다. 버즈피드가 제작하는 생활밀착형 콘텐츠는 사람들의 일상생활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며, 플랫폼 다각화는 사실 플랫폼 최적화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버즈피드 뉴스 사이트 또한 뉴스 자체의 유통만을 위한 플랫폼이라기보다는 버즈피드가 전달하는 뉴스에 저널리즘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뉴스가 다른 연성 콘텐츠와 뒤섞여 유통, 저장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뉴스의 가치를 높이고, 뉴스와 엔터테인먼트 독자를 분리해 별도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콘텐츠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소셜미디어를 넘어서려는 버즈피드의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중요한 점은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으로 버즈피드만의 콘텐츠 정체성을 확립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것 같다.
테이스티를 모방한 음식 콘텐츠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버즈피드 뉴스는 다른 언론사의 홈페이지와 너무 닮아 있다.
버즈피드가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활용해 앞으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느냐가 신화의 종말 혹은 부활을 결정할 것이다.
스스로를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규정하던 버즈피드가 위기를 딛고 ‘통합 미디어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pfjra_&logNo=221359168875&redirect=D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