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오랜 기간 인간의 조작과 사전 정의된 작업 데이터에 의존해 발전해 왔다. 로봇이 새로운 환경이나 처음 접하는 사물을 다루기 위해서는 방대한 시연 데이터와 반복 학습이 필요했고, 이는 확장성과 범용성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로 작용해 왔다. 특히 가정 환경처럼 조명, 배치, 물체 구성이 수시로 변하는 공간에서는 기존 로봇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제약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 공간으로 확산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로봇이 인간처럼 상황을 이해하고, 사전 예시 없이도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AI가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보틱스 기업 1X 테크놀로지(1X Technologies, 이하 1X)는 가정용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NEO)에 새로운 AI 업데이트인 ‘1X 월드 모델(1X World Model)’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실제 물리 법칙에 기반한 비디오 모델을 활용해, 음성이나 텍스트 프롬프트를 즉시 자율 행동으로 변환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네오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작업이나 사물에 대해서도 스스로 행동을 생성하고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이를 휴머노이드 AI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규정하며, 자기 학습 로봇으로 진화하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월드 모델 기반 자율 행동 생성 구조의 전환

1X가 공개한 ‘1X 월드 모델’의 핵심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전 정의된 작업이나 인간 시연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프롬프트만으로 새로운 행동을 생성할 수 있는 구조다. 사용자는 음성이나 텍스트로 간단한 요청을 전달하면 되고, 네오는 현재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요청 수행에 필요한 미래 행동을 내부적으로 시각화한다. 이후 역동학 역추론 모델이 이를 실제 물리적 움직임으로 변환해 작업을 수행한다.

이 과정은 특정 작업 그래프나 규칙 기반 로직에 의존하지 않으며, 로봇이 상황과 목표를 종합적으로 이해한 뒤 행동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네오는 로봇 데이터로 미세 조정된 인터넷 규모의 비디오 데이터를 활용해, 이전에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사물이나 환경에서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지능이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1X가 공개한 시연 영상에서는 도시락 싸기와 같은 비교적 단순한 작업뿐 아니라, 변기 시트 조작, 미닫이문 열기, 셔츠 다림질, 사람의 머리카락 빗기 등 데이터셋에 사전 예시가 없는 작업도 수행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월드 모델을 통해 인간의 폭넓은 행동 지식이 로봇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기 학습 플라이휠과 비디오 모델 확장 효과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은 인간 조작자가 수집한 데이터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로 인해 데이터 수집 속도가 곧 성능 향상의 상한선으로 작용했으며, 새로운 환경이나 작업에 대한 확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1X 월드 모델은 네오가 실제 환경에서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역량을 자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구조는 로봇이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자기 강화 플라이휠을 형성한다. 네오가 수행한 행동과 그 결과는 다시 학습 데이터로 축적되며, 이를 통해 점진적인 성능 개선이 가능해진다. 이는 범용 휴머노이드가 ‘무엇이든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1X 월드 모델은 비디오 모델을 핵심 구성 요소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디오 모델 기술 자체의 발전으로부터도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다. 휴머노이드 AI의 성능 향상이 더 이상 인간 데이터 수집 속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대규모 비디오 모델 생태계의 진화와 함께 확장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와 함께 월드 모델은 조명 변화, 어수선함, 예측 불가능한 변수 등 가정 환경 특유의 변동성에도 강인한 성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인간에 가까운 환경 이해를 기반으로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판단과 실행을 유지하며, 다양한 시나리오 전반에서 행동을 생성하고 실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인간 처럼 학습하고 적응하는 로봇으로 활용 영역 확대

1X 월드 모델의 등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전반의 개발 패러다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사전 정의된 작업 중심의 로봇 설계에서 벗어나, 인간처럼 학습하고 적응하는 로봇으로 전환되면서 적용 범위가 가정, 돌봄, 서비스, 유지보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는 사회에서,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동시에 로봇의 자율성과 학습 능력이 높아질수록 안전성, 윤리, 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X 베른트 뵈르니치(Bernt Børnich) 최고경영자 겸 설립자는 수년에 걸친 월드 모델 개발과 네오의 인간 유사 설계를 강조하며, 이제 로봇이 인터넷 규모의 비디오로부터 학습한 지식을 물리적 세계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 예시 없이도 어떤 프롬프트든 새로운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네오가 사람이 요청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학습하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X의 AI 연구진은 월드 모델을 통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작업이나 물체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향후 실제 가정 환경에서의 장기 학습과 안정성 검증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로봇 기술 수용도가 높고, 가정용·서비스 로봇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이다. 1X 월드 모델과 같은 범용 휴머노이드 AI는 단일 기능 중심 로봇이 주를 이루는 국내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돌봄, 가사 지원, 스마트홈 연계 서비스 등에서 프롬프트 기반 자율 행동 로봇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휴머노이드 AI의 데이터, 안전, 윤리 기준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질 전망이다.

1X의 월드 모델 업데이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르쳐진 대로 움직이는 기계’에서 ‘스스로 배우고 행동하는 존재’로 전환되는 분기점을 보여준다. 프롬프트를 이해하고, 환경을 해석하며, 사전 예시 없이도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내는 네오의 진화는 휴머노이드 AI의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생활 공간에 본격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출처 : https://www.gtt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