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방송]4차 산업혁명과 뉴스 생산 전략: 각사별 현실 진단·인력 재배치부터 시작해야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일반 제조업 측면에서 보면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Speed Factory)와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이에 해당한다. 스피드팩토리는 단순히 생산의 자동화(automation)만 극대화한 것이 아니라, 제조업 생산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켰다. 먼저 인력의 비중이 낮아지면서 소비 시장으로 공장을 이전했고, 3D프린터와 센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자율성(autonomy)의 극대화는 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제품의 기획, 생산, 소비, 물류 패러다임을 바꾸고 동남아를 비롯한 제조업 생산 기지의 일자리 소멸을 가져오고 있다.
NYT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
언론의 4차 산업혁명은 과거 10여 년 전부터 지속돼오던 디지털 혁신의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2014년 5월 <혁신>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디지털 혁신의 상징이 된 뉴욕타임스는 2017년 1월 <독보적인 저널리즘(Journalism that stands apart)>이란 제목의 2020년을 대비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의 내용은 그동안의 경영 성과를 토대로 디지털 정보 홍수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저널리즘의 구현과 매출의 2배 향상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적 쇄신, 스트럭처 저널리즘의 강화와 더불어 디지털 네이티브 형태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 그리고 독자와의 소통을 강화시켜 충성도 있는 독자층을 두텁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뉴욕타임스의 팬 커뮤니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New York Times, 2017.1.)
이를 위해 뉴욕타임스는 뉴스 독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챗봇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6월 2일부터 퍼블릭 에디터를 폐지하고 구글의 직소(Jigsaw) 사업부에서 개발한 퍼스펙티브(Perspective) API를 적용하는 독자센터를 6월 13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독자센터에서는 악플러에 대응하고, 읽을 만한 댓글을 기사에 붙이는 작업을 구글의 기계학습 프로그램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Weissman, 2017.6.13.) 또한 독자센터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해 독자 관리와 팩트체크 기능을 하도록 대체하고 있다.
이외에도 리우 올림픽 보도 과정에서는 리우 올림픽에 대한 문자메시지를 원하는 이용자를 모집해 그들에게 기사를 전송하고, 그들이 응답한 문자메시지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기삿거리를 찾기도 하고, 인공지능이 응답함으로써 이용자와의 지속적인 접점을 만드는 실험을 했다. 또한 지난 미국 대선에서는 페이스북 메신저봇(NYT Politics Bot)을 운영하면서 독자와의 상호 접점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Phelps, 2017.4.26.) 뉴욕타임스는 편집국에 인공지능 로봇 기능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독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독자 메시지 분석을 기반으로 한 상호 커뮤니케이션 확대로 충성 독자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운영, 실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적극적인 디지털 퍼스트 전략 추진은 그동안의 경영 성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 2007년 뉴욕타임스의 경영 성과를 보면 광고 수익 12억 달러, 구독료 수입 6억4,000만 달러 규모로 연간 20억 달러의 매출 규모를 보였다. 전체 매출액은 미국 금융위기 발생 이후 2009년 15억 달러 규모로 감소한 이후 큰 변화 없이 2016년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지 않지만 디지털 유료 독자 증가로 인한 디지털 구독료 수입 증가와 디지털 광고 수익 증가로 위축되는 지면 광고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경영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2016년 12월 말 기준 디지털 구독자는 185만 명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 Confluence 작성된 NYT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 역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Journalism That Stands Apart – The Report Of The 2020 Group
인공지능 활용에 앞장서는 WP
워싱턴포스트는 2013년 제프 베조스가 인수한 이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간 순 방문자 규모를 보면 2014년 1분기 2,980만 명에서 2017년 9월 9,530만 명 규모로 성장했고, 페이지뷰는 9억 9,900만 건 규모로 증가했다(WashPostPR, 2017.10.18.) 또한 디지털 유료 가입자 규모도 2017년 6월 기준 127만 명에 달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유료 독자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에 비해서는 적은 규모지만 LA타임스, 보스턴글로브의 유료 독자 10만 명에 비해 월등한 규모다(Stelter, 2017.9.26.)

워싱턴포스트는 인공지능 활용에 그 어떤 언론사보다 적극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자체 개발한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인 아크(Arc)를 통해 스트럭처 저널리즘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고, 캐나다 최대 매체인 글로브앤드메일(Globe and Mail) 및 여러 지역신문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CMS 시스템을 확산시키고 있다(최윤필, 2016.12.6.)
또한 2017년 5월 댓글에 있는 단어와 구문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모드봇(ModBot)을 출시해 댓글 필터링 역량을 강화했다. 9월에는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댓글과 논평을 다는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논평 관리 시스템인 ‘토크(Talk)’를 발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모질라(Mozilla) 간의 공동 작업인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를 개발했으며 모드봇과 통합해 CMS 시스템인 아크에도 탑재했다(WashPostPR, 2017.9.6.) 또한 페이스북 메신저 앱에서는 챗봇을 도입해 이용자 맞춤 뉴스 제공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자체 개발한 기사 작성 인공지능 플랫폼인 헬리오그래프(Heliograf)를 활용해 2016년 7월 리우 올림픽 기간에 300건, 미국 대선 기간에 500건의 관련 기사를 생산했다. 선거 기간 자동 생성 기사에 대해서는 50만 건 이상의 클릭이 발생했다. 2017년 기준 5명의 직원이 운영 중인데 헬리오그래프를 활용해 워싱턴DC 지역의 모든 고교 축구 경기를 다 다루는 기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즉 지역 특화 콘텐츠를 로봇 알고리즘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곧 여러 종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여타 빅데이터 관련 기사와 금융, 재무 영역으로 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Moses, 2017.9.14. ; WashPostPR, 2017.9.1.)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그리고 여타 글로벌 미디어들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략,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 전략은 명확하다. 하루 200개 정도의 고품질 기사 텍스트를 바탕으로 인포그래픽, 사진, 동영상이 추가되고, 디바이스별 UI/UX가 고려된 디자인적 요소가 덧붙여진다. 이러한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 언론사가 보유한 자사 콘텐츠를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고, 이용자의 반응과 트래픽을 반영한 기사 생산 전략을 모색할 수 있는 CMS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챗봇이 활용되고, 새로운 기사 생산 영역에 대한 실험을 위해 기사 작성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해 실험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용자들이 선호할 만한 기사 내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언론사를 위한 제언
하지만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이러한 성과는 일부 언론사에 한정된 상황이고, 많은 언론사는 디지털 전략 추진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언론 역시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포털이 디지털 뉴스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언론사의 디지털 뉴스 트래픽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해외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수용자 분석을 통해 양질의 뉴스 콘텐츠 생산 전략을 취하는 상황과 달리 국내의 경우, 언론 보도에 대한 일반 수용자의 신뢰도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저하 원인은 다양하게 제기될 수 있지만, 언론 전문가들은 지나친 정파성에 입각한 보도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평가했고, 세월호 사건에서 발생한 오보 문제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편집국의 독립성 강화와 조직 문화 개선, 그리고 팩트에 기반을 둔 사실 보도, 심층 보도를 통한 언론의 신뢰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서 나타나는 병리 현상인 지나친 속보 경쟁, 어뷰징, 낚시성 헤드라인, 선정적인 광고, 보도자료 중심의 홍보성 기사의 남발, 읽히지도 않는 기사의 양적인 남발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중장기 전략 없이 디지털 공간을 부수적인 공간으로 평가하며 수용자를 지속적인 독자로 평가하지 않고, 트래픽으로 부수적인 수익을 올리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공간에 대한 투자 없이 단기적 성과만을 요구하는 경영진의 의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하고 있었다. 현재 언론사의 주 수입원이 지면 광고이지만,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성과에 기반을 둔 정상적인 언론 생태계가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논의를 하기는 어렵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많은 양의 기사나 속보가 아니라, 독자 분석을 기초로 한 양질의 기사를 기반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이들을 충성 독자 그룹으로 묶기 위한 수단으로 인공지능 챗봇을 사용한다. 언론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도와 포털이 장악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을 고려할 때 언론사 사이트에서는 독자의 댓글 기능도 마비된 상태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언론사 내부의 의식 변화와 역량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체 혁신 보고서’ 제작을 제안한다. 이 보고서에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성과, 독자 및 일반 국민의 인식, 내부 역량 평가, 내부 조직문화, 기사 품질 평가 등의 작업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수많은 내부 반발과 외부에 자체 역량을 드러내는 문제점을 지적당할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앞으로의 변화 방향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러한 자체 혁신 보고서는 현재에 대한 진단뿐만 아니라 향후 기사 생산 및 유통 전략을 수립하는 데 토대를 제공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는 데 필요한 근거들을 만드는 작업이 될 것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pfjra_&logNo=221188044132&redirect=D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