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발전, 언론사 빈익빈 부익부 더 견고해지는 시대 될 것”
언론지원 AI 시대에 맞게 이뤄져야 하고, 언론에 필요한 AI 모듈 개발해야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과 김정환 부경대 교수 등이 챗GPT가 언론계에 미칠 영향을 알면서도 언론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생성 AI 시대 언론, 산업 그리고 지원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챗GPT. ⓒPEXELS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생성 AI 시대 언론, 산업 그리고 지원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사진=박서연 기자.
이날 발제를 맡은 오세욱 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이 <생성AI 시대, 언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를 주제의 발표에서 “지난해 11월 말 챗GPT가 처음 등장한 이후 10개월 가까이 지나면서 여러 문제점과 한계가 지적되고 있는 것처럼 등장 초반의 놀라움과 충격은 가라앉은 것 같다. 저널리즘 영역에서도 생성 AI가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직접적 영향보다는 향후 전망이 주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성 AI가 앞으로 △보도자료를 기사로 만들기, 연합뉴스 기사 우라까이(베껴쓰기) △보고서, 논문 등 문서 자료의 요약 및 기사화 △비교적 잘 아는 영역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새로운 글쓰기 △웹사이트 요약 △유튜브 등 영상 스크립트 추출 및 요약 △기사 내용 관련 이미지 생성하기 △내러티브 및 영상 자동 생성 △데이터 파일 입력 후 분석 및 시각화 △텍스트에서 데이터 테이블 추출 △뉴스 댓글 긍·부정 분석 등을 저널리즘 영역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 업무가 대체 가능하느냐’는 질의에 오세욱 책임연구위원은 “경영자분들이 기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냐고 물어본다. 결론적으로 기자 업무 대체는 불가능하다. 기자의 업무 보완 정도 가능하다”고 했다.
오세욱 책임연구위원은 “제목은 잘 단다. 제목 정도는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과거 뉴스 보도의 확인 및 식별 △정확성을 기하기 위한 인터뷰 녹음 및 받아적기 △역피라미드 스타일로 스토리 구조화 △저널리즘 표준과 스타일 가이드에 맞추기 △오타 체크 △그래픽과 차트 △인포그래픽의 편집 및 제작 등은 가능하다고 했다.
챗GPT가 특정 키워드로 검색 시 언론사의 기사 링크를 결과값으로 내놓게 될까. 오 책임연구위원은 “검색의 변화는 이미 예견되어 있으며, 기존 제목 위주의 목록 결과는 검색 결과의 종합적 내용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목 위주의 검색 결과 시대에 언론사들은 뜻밖의 발견을 통한 검색 유입으로 사이트 트래픽을 유지해왔었는데 이러한 전략은 앞으로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언론사들이 포털을 통한 홈페이지 유입 등 트래픽에 따른 수익을 얻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려워진다는 것.

▲네이버 ‘클로바X’ 화면.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에 대해 묻자 나무위키와 블로그 링크를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오 책임연구위원은 “종합된 검색 결과의 레퍼런스(참고자료)로 각 언론의 기사들이 링크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 경우 기존 언론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 뒤 “‘어떻게 인용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일반 이용자들에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 69%는 포털(네이버, 다음 등)에서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오 책임연구위원원은 그러나 △네이버는 저널리즘에 깊은 관심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오픈AI도 저널리즘에 깊은 관심이 없을 것 △대부분의 경우 학습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것 △저널리즘 활용을 위해 추가 투자할 동기부여가 없음 △언론사 스스로 설계하고 주도해야 하지만, 당장 생존이 급한 언론사들의 중장기적 기술 투자는 어려우며 이미 기술 격차는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 등을 설명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포털에서 벗어난 이후를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 책임연구위원은 “플랫폼과 신뢰의 문제가 중요할 것이며,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에 대한 비판보다 전략적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형 언론사의 기사들이 검색 레퍼런스로 제공될 수밖에 없어 대형 언론사 위주로 저작권료를 받게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 책임연구위원은 “지난달 3일 뉴욕타임스는 서비스 약관을 업데이트해 머신러닝 또는 AI 시스템 학습을 위한 콘텐츠 스크래핑을 금지했다. LLM(대형 언어 모델) 또는 AI 시스템을 학습시키는 것도 금지했다. 뉴욕타임스는 AI 업체와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기술 기업들과 공동 협상을 시도하는 미디어 기업의 움직임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되면 국회 등에서 법률로 금지하지 않는다면 익숙한 길을 걷게 될 거다. 대형 테크기업들은 어떤 언론사들과 협상할지, 얼마를 지불할지 선택할 것이며 그 액수는 당연히 비밀이지만 대형 언론사들에게 큰 비중을 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론지원 정책이 AI 시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현우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언론지원 정책은 종이신문, 신문의 디지털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언론산업의 생성 AI 활용은 차세대 디지털 혁신 과제다. AI 인프라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니 선제적 차원에서 정책 지원과제 발굴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현우 선임연구위원은 “언론사들이 공용 통합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언론사에서 필요한 주요 기능들로 AI 모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오픈소스로 열어두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더 나아가 AI 기술 기업과 언론사 협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AI 전문인력 양성 및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언론 산업의 AI 개발 인력 고용지원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세미나 시작에 앞서 남정호 언론재단 미디어본부장은 “과거 유능한 기자는 자료를 얼마나 잘 정리하고, 그걸 활용해서 얼마나 기사를 잘 쓰는지 평가했다”며 “그러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그 당시 기자의 역량이 인터넷이 얼마나 잘 검색하느냐에 따라 유능함이 판가름 났다. AI 시대가 되면서 또 달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