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AI 반도체가 뭐길래…네이버·이통사도 뛰어들었다
엔비디아 ‘GPU 반도체’ 시대 저물까…NPU·PIM 반도체 기술 잡아라
‘프로세서+메모리’ PIM 반도체, 기존 구조보다 100배 성능 기대
정부도 국산 AI 반도체에 ‘1조’ 쏟는다…’K클라우드’ 민관 협업도 강화

[서울=뉴시스] SK그룹이 자체 개발한 ‘사피온’으로 AI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SKT 뉴스룸) 2022.7.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인공지능(AI) 혁신이 하드웨어 중심으로 여겨졌던 반도체 부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 강자들 뿐만 아니라 네이버, SK텔레콤, KT 등 당초 반도체와 무관하다 여겨졌던 포털·플랫폼 기업들도 AI 반도체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도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 실증 사업 지원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판’을 깔아주고 있다. 현재 국산 AI 반도체(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대비 글로벌 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AI 반도체의 핵심 기술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국내 기업 모두가 반등을 꿈꾸는 양상이다.
삼성과 손잡은 네이버, 자체 AI 반도체 만드는 SKT, 팸리스와 연합하는 KT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반도체 분야로의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 AI 기술 외연 확장에 나섰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부문을 맡고, 네이버가 그간 운용해온 초대규모 AI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통신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는 이통사들도 AI 반도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통사 최초로 AI 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한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 AI 반도체 ‘X220’을 출시한 이후 ‘사피온’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 상황이다.
KT는 국내 AI 반도체 팸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SK텔레콤과 같이 초거대 AI를 시작으로 자사가 운용 중인 데이터센터에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를 선제 적용하는 등 ‘버티컬 풀스택’ 협업 체계라는 AI 발전 전략을 구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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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중심의 AI 반도체, 기반 기술 전환 기대…우리 기업도 시장 격변기서 ‘선점’ 노린다
이처럼 그간 반도체 산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던 포털, 통신 업체들이 AI 반도체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그간 글로벌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AI 반도체 시장이 핵심 기술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CPU(중앙처리장치) 기반보다 GPU 기반의 AI 반도체가 범용 역할을 맡은 반도체가 더 빠른 연산 속도를 보이면서 GPU 설계사인 엔비디아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던 것.
하지만 최근 AI 반도체가 데이터센터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진 데이터 처리를 위해 전송속도가 더 빠르면서 전력은 더 적게 소모하는 새로운 반도체가 필요해졌다. 여기서 등장한 새로운 기술이 NPU(신경망처리장치)와 PIM(Processing in Memory) 반도체다. 이 기술 전환기 과정에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막론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대거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AI반도체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의 비중은 58.4% 수준인데, 한국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고작 2.9%에 그쳤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내에서 AI 반도체의 비중은 오는 2030년 31.3%, 시장 규모만 1179억 달러(약 154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존의 GPU 기반 반도체에서 다소 뒤처져 있던 우리 기업으로서는 블루오션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AI 반도체 혁신, ‘PIM 반도체’로 실현 기대…100배 빠르고 저렴한 반도체 만든다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가운데 NPU 반도체는 이미 상용화 초기 단계에 들어갔는데, 보다 확실한 혁신이 시작되는 것은 ‘PIM 반도체’가 될 전망이다.
현존하는 반도체 대부분은 70여년간 이어져온 ‘폰 노이만 구조’가 적용돼 입·출력 장치 사이에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구비하고 이 두 장치 간 데이터를 전송·처리하는 식으로 구동되고 있다. 기존에는 이 구조로도 반도체가 충분히 연산을 감당할 수 있었지만, 점점 더 데이터량과 연산량이 폭증하면서 메모리가 프로세서의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데이터 병목 및 전력 소모 심화 현상이 나타났다.

SK하이닉스 PIM 적용 첫 제품 GDDR6-AiM.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PIM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아예 통합된 구조로 이뤄진다.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통합돼 있어 이 사이에서 데이터가 오갈 필요가 없고, 결국 전력 소모 감축과 연산 속도 증대를 모두 획기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실제로 현재 활용되는 GPU 반도체에서도 가장 많은 70% 가량의 전력을 소모하는 작업이 프로세서-메모리간 데이터 전송 작업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PIM 반도체를 이용하면 이론상 메모리와 프로세서간 무제한적 데이터 이동이 가능해 기존 구조의 반도체보다 대역폭과 성능을 100배가량 향상시키면서 전력소모량은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같은 업계의 기대와 달리 PIM과 같은 ‘포스트 폰 노이만 구조’의 실현은 아직 요원하다.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물리적으로 합치는 것이 아직은 ‘컨셉 수준’에 그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중간단계를 밟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국산 AI 반도체’ 판 깐다…고도화 R&D, IDC 실증 등에 1조원 투자
이처럼 AI 반도체 산업이 대전환을 맞는 상황에서 정부도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팔을 걷어부쳤다. NPU-PIM-NVM(비휘발성 메모리) PIM의 3단계를 거쳐 국산 AI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데 2030년까지 8262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고도화가 필요한 핵심 이유인 데이터센터 적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예타 사업에도 별도 예산이 투입되며, 개발한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서 실증하기 위한 NPU 팜, PIM 팜 등 구축도 추진돼 1단계에만(`23~`25) 약 10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기업 간 별도 사업 추진과 함께 민·관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국산 AI반도체 기반의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연합)’까지 구성했다. 현재 연합체에는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AI 반도체 기업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기업을 비롯해 약 40여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국산 AI 반도체 추진 전략.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판매 및 DB 금지
아직 AI 반도체, 클라우드 계열사 등만 참여했을 뿐 네이버나 SK텔레콤, KT가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에 참여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기정통부가 향후 지속적으로 참여 기관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이들도 연합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는 이제 막 출발점에 섰을 뿐이고, 제대로 된 AI 반도체 사업 육성을 위해선 40여개 기관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다. 언제든지 문은 열려있고 국내 기업이라면 누구도 막지 않을 것”이라며 “PIM 반도체 분야는 아직 확실한 글로벌 리딩 기업이나 국가가 없고, 메모리 부문은 그래도 한국이 조금 나은 상황이어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https://newsis.com/view/?id=NISX20221212_0002120545&cID=1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