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다이어트 시작하니 닭가슴살 쿠폰이 ‘띵동’ 날아왔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가입자 빅데이터 기반으로 타깃 고객에 문자 발송…SKT “T딜 서비스 론칭 이후 매월 30%씩 성장”]
#서울 송파구에 사는 20대 여성 박모씨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헬스장에 가기 어려워 매일 저녁 집에서 IPTV의 ‘눔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라하기로 한 것. 다이어트엔 식이요법도 중요하니 잘 챙겨먹기로 다짐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스마트폰에 “띵동, 이 문자를 받으신 고객님께만 ‘닭가슴살 도시락을 최대 35% 할인! 무료배송 해드립니다” 이런 문자가 와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한 ‘폐쇄형 커머스’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자사 통신 가입고객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콕 집어내 구매 링크를 담은 문자를 보내는 방식이다. 고객 입장에선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광고 메시지와 달리 필요한 상품만 추천해주니 거부감이 줄고, 통신사 입장에선 고객의 구매전환율이 높지만 광고비 부담은 적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문자 커머스’ 가장 먼저 시작한 SKT…올해 거래액 3000억원 넘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가장 먼저 폐쇄형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서비스 론칭 이후 월 평균 30%씩 성장해 첫 해 거래액 기준 2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5배 성장한 최대 3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T딜은 모든 상품 추천이 개별 이용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SK ICT 패밀리사 전체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약 3550만개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성별, 연령, 지역 등 기본적인 특성뿐 아니라 △통화이력 △문자 △소액결제 △데이터사용량 △T멤버십 사용처 △IPTV 시청·구매 내역 △1인가구·키즈가구 등 가구별 특성과 같은 100여개의 변수를 통해 고객의 선호도와 생활패턴을 분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이용자가 ‘혼자 먹기 딱 좋은 직화불맛 쭈꾸미 세트’ 광고 문자를 받았다면, ‘해당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으로 분석됐다는 뜻이다. 이 고객은 ‘1인 가구’에 속해있거나 최근 IPTV나 스마트폰에서 ‘쭈꾸미 먹방’을 시청했을 수 있다.
이후 마케팅 정보수신에 동의한 고객에게 맞춤형 광고 문자를 발송하면, 문자를 받은 고객은 해당 문자의 접속 링크를 타고 곧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휴대폰 인증만 거치면 돼 간편 구매가 가능하다.
문자 발송 이후에도 상품에 대한 고객 반응 정도가 측정된다. 문자를 받은 고객이 구매 링크를 눌러봤는지, 실제 구매로 이어졌는지에 따라 상품 카테고리별, 아이템별로 점수와 순위를 매기는 식이다. 이러한 평가 과정을 통해 추천 서비스가 고도화되며 갈수록 고객 개인별로 더 정확한 상품 추천이 가능해진다.
정교한 타깃팅을 거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광고비 부담이 적은 폐쇄형 커머스의 장점을 살려 고객에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월 기준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의 95%가 무료배송”이라면서 “폐쇄형 커머스의 장점을 살려 온라인 최저가로 상품을 확보하고, 향후 T멤버십과의 제휴를 통한 T딜 데이 진행으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T딜은 최근 SK텔레콤이 보폭을 넓히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수단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광고나 홍보 비용을 많이 쓸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과의 상생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일 때 중소상공인들의 신청을 받아 T딜을 활용한 무료 마케팅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무료마케팅으로 발생한 수익은 전액 사회에 환원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딜 입점 고객사의 약 90%가 중소기업”이라면서 “문자 발송, 광고 배너 노출 등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과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T딜은 최근엔 친환경, 가축 행복, 동물 복지 등 인증 상품 등 ‘착한 상품’도 발굴하고 있다.
통신3사 뛰어들었다…폐쇄형 커머스 판 커지는 이유

이 같은 성장세에 통신3사 모두 폐쇄형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U+콕’이라는 폐쇄형 커머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서비스 형태를 여러 모로 바꿔가며 운영 성과를 검토해 정식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KT 역시 지난달 24일 나스미디어와 개발한 폐쇄형 커머스 플랫폼 ‘K딜’을 출시했다. KT 관계자는 “출시 당시 등록 업체는 200여개, 상품은 500여개로 시작했다”며 “고객에게 좀 더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등록 업체와 상품은 꾸준히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쇄형 커머스’는 통신사들이 자사 유무선 회선 가입자들이 매일 쏟아내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타깃 고객을 정하기 때문에 구매 전환율이 높고, 광고비 부담도 적다는 게 장점이다. 전용 앱 없이 누구나 수신 가능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진입장벽도 없다. 통신사가 상품 판매를 중개하며 가져가는 수수료율은 15~20% 수준이다.
자체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향후 통신사 멤버십과 연계하거나 각 통신사들의 커머스 자회사와 협력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도 높다. SK텔레콤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11번가를 두고 있고, KT는 커머스 사업자인 KTH와 모바일 쿠폰 전문업체 KT엠하우스를 합병해 디지털 커머스 전문 기업을 출범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커머스 플랫폼으로 통신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해 호응을 얻었던 ‘유샵 라이브’가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사 회선 가입자에 한해 고객풀이 한정돼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폐쇄형 커머스는 통신사 입장에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는 한 방안이기도 하지만 가입자에게 다양한 최선의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앞으로 비대면 수요 증가에 힘입어 폐쇄형 커머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31117170679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