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타임스] “AI, 검색으로만 쓰면 뒤처져”…앤트로픽이 지적한 ‘학습 곡선’과 ‘기술 격차’

(사진=앤트로픽)
앤트로픽은 24일(현지시간) 전 세계 ‘클로드’ 사용자들의 사용 행태를 분석한 ‘경제 지수 보고서(Economic Index report)’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월에 이은 다섯번째 보고서로, 이번에는 ‘학습 곡선(Learning curves)’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학습 곡선이라는 것은 사용자의 숙련도가 높을수록 AI 활용법이나 전략이 고도화된다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한 것입니다. 즉, 능숙한 사용자들은 AI의 능력을 더 깊게 끌어내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처리하지만, 초보자들은 단순한 검색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앤트로픽이 말하는 숙련자, 즉 장기 사용자는 AI를 최소 6개월 이상 꾸준히 사용하며 자신만의 활용 패턴을 정착시킨 그룹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용자일수록 개인적인 용도보다는 고등 교육 관련 작업에 더 자주 활용한다고 소개했습니다.
그 예로, 숙련자는 챗봇과 개인적인 대화 횟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0% 적고, 입력 내용에 반영된 교육 수준은 6%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이 AI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정확하게 얻어낼 ‘대화 성공률’이 초보자들보다 6.4%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관관계는 사용 목적이나 출신 국가, 기타 요인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경험을 통해 AI 사용 능력이 향상되며, 이를 시각화하면 학습 곡선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기 사용자에게는 몇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AI를 사용해 ▲작업을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경향이 더 크고 ▲단순히 결과물만 내놓으라는 식의 ‘방치형 지시’를 내리는 경향은 훨씬 적다는 것입니다.
즉, 숙련자들은 챗봇에 질문 한번 던지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추가 질문하는 식으로 답변을 정교하게 가다듬는다는 것입니다. 또 “보고서를 써 줘”와 같이 단순하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 단어는 쓰지 마” “A의 관점으로 정리해 줘”와 같이 AI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어하려는 경향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AI에 환각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조건 답변을 믿는 대신, 이를 반복적으로 검증하고 최종 결정을 자신이 내리려는 경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또 장기 사용자일수록 업무에 클로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7% 더 높으며,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요구하는 작업에 클로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초보자는 AI를 가벼운 대화나 일상적인 궁금증 해결, 간단한 정보 검색에 주로 쓰지만, 숙련자들은 AI를 돈이 되는 일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한 영역에 투입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장기 사용자의 사용은 특정 작업에 집중되지 않는다. O*NET 상위 10개 작업에 대한 사용 비중은 장기 사용자가 20.7%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22.2%보다 조금 낮다”라고 밝힌 부분입니다.
이 말은 초보자들은 AI의 용도가 한두가지에 머무르지만, 숙련될수록 AI를 업무 전반에 걸쳐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침에는 뉴스 브리핑을 받고, 출근하면 업무를 위한 데이터 수집과 보고서 분석 등을 실시하는 등 다방면에 AI를 투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 O*NET은 미국 노동부가 분류한 직업별 업무 데이터베이스인데, 상위 10개 작업은 보통 이메일 쓰기와 일정 정리, 자료 요약 같은 흔하고 정형화된 업무들입니다. 이처럼 남들이 다 하는 뻔한 작업에 초보자가 AI를 쓰는 비중이 22.2%이며, 숙련자는 20.7%입니다.
이는 AI의 능력을 남들과 비슷한 수준에서만 소모하는 지, 아니면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분야에 투입하는지의 차이를 만듭니다. 상위 10개 비중이 작을수록, 사용자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워크플로우를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결국 AI를 개인의 ‘증강(Augmentation)’에 활용하느냐, 아니면 ‘자동화(Automation)’에 활용하느냐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앤트로픽에 따르면, 고학력·고임금 노동자일수록 AI를 협업 도구로 활용해 창의성과 판단력을 보완하는 경우가 높았습니다.
반대로, 평범하거나 단순 반복적인 업무들은 이제 아예 자동화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AI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들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처럼 이번 보고서는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과 잘 사용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것이 기술 격차(skills gap)입니다.
또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일수록 향후 고용 성장 전망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AI가 수행 가능한 작업의 비중이 10% 증가할 때마다, 해당 직종의 예상 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하는 상관관계가 관찰됐습니다.
결국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는 ‘유창성(AI Fluency)’이 앞으로는 고용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며, 이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소득 불평등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AI 숙련자와 초보자의 차이점 (사진=앤트로픽)
이는 AI로 코딩을 해봤느냐와 같은 특정 분야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에이전트를 써봤느냐 아니냐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사람 대신 모든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자동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구체적인 업무의 지시와 워크플로우의 지정, 그리고 다양한 에이전트를 조합해서 사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등은 높은 수준의 AI 활용 숙련도가 갖춰져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AI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차이는 여기에서 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 시스템을 통해 수십명의 직원 데리고 일하는 사람과 AI를 검색 엔진 대용으로 쓰는 사람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은 “AI 기술 격차는 단순히 누가 도구에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도구를 복잡하고 가치가 높은 워크플로우에 얼마나 깊고 효과적으로 통합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최근 열린 한 행사에서도 반복적으로 강조됐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피터 맥크로리 앤트로픽 경제 책임자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을 먼저 도입한 기업과 이제 막 도입하는 기업 간의 기술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이미 사용법을 아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는 기술로 변모하고 있으며, AI를 업무에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근로자들이 점점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클로드는 고소득 국가, 미국 내 지식 노동자가 많은 지역, 그리고 비교적 소수의 전문적인 업무와 직종에서 더 집중적으로 사용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보고서에도 전 세계 AI 사용량의 48%를 상위 20개국이 점유, 기술 격차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 부의 격차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학습한 AI의 등장은 모든 사람이 지식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줬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유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빈부 차가 더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또 학습 곡선은 단순히 AI 사용 시간 증가에 따라 비례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숙련도 임계점을 넘었을 때 생산성이 폭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숙련자와 초보자의 답변 성공률 6.4%는 차이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이 매일 수십번의 대화를 통해 누적되면 큰 기술 격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부와 지식수준이 아닙니다. AI를 검색 엔진 이상으로 제대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통한 활용성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바로 지금 AI를 제대로 쓰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라’는 것이 이번 보고서가 주장하는 핵심으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