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인앱결제강제금지법’ 시행에도 꿈쩍않는 구글·애플…왜?
구글·애플 앱 마켓. (사진=블로터DB)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서 구글·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 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일명 ‘인앱결제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구글은 여전히 앱 내에서 아웃링크(웹 페이지 직접 연결)를 통한 결제를 막으며 특정 결제 방식인 앱 내 결제를 강제하고 있고, 애플은 법 이행과 관련한 세부 계획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예견된 결과란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시행령 자체가 앱 마켓 사업자의 위법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못해 구글·애플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놔서다.
22일 구글 플레이 콘솔 고객센터에 따르면 △앱 개발사들은 앱 내에서 이용자를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이 아닌 결제 수단으로 유도해선 안 된다. 다른 결제 수단으로 연결될 수 있는 웹 페이지에 직접 연결하는 ‘아웃링크’를 막은 것이다. 이용자가 앱 외부에서 디지털 상품을 구매하도록 독려하는 표현을 하는 행위도 금지다. 다만 직접 링크 없이 ‘웹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문구 등을 통해 구매 옵션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는 건 허용된다.
더불어 △2020년 9월 구글이 발표한 결제 정책 적용 유예 기간이었던 이달 31일까지 앱 개발사들이 구글의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앱 업데이트를 제출할 수 없거나 앱이 삭제될 수 있다고 구글은 설명하고 있다. 즉 인앱결제강제금지법과 관련해 구글이 한국에 내놓은 조치는 ‘개발자가 선택한 결제 시스템(제 3자 결제)’ 도입 허용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은 여전히 관련 법 이행 관련 조치 등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사진=구글 플레이 콘솔 고객센터)이와 관련해 구글은 아웃링크는 ‘인앱’과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말 그대로 앱 외부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관련 법과 상관없고, 아웃링크 연결은 결제 과정에서의 보안 문제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웹 페이지 자체에서 결제하고 앱 내에서 소비하는 것은 원래부터 가능했고, 한국 법에 따라 제 3자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했으니 선택권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단 설명이다. 앱 업데이트 불가나 삭제 등의 조치는 앱 마켓의 여러 정책들에도 적용되고 있는 일반적인 조치라고 했다.
이에 업계에선 지난 15일 시행된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이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글은 ‘꼼수’로, 애플은 ‘회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구글이 꼼수를 부렸다기보다, 방통위의 시행령 자체가 구글·애플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주고 있어 예견된 일이란 지적도 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시행령을 만들었는데, 여기엔 ‘특정 결제방식 강제 등 금지행위 유형 및 기준 마련’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 행위 유형이 ‘접근·사용 절차를 어렵거나 불편하게 하는 행위’ 등으로 구체성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 앱 마켓 사업자의 강제성도 고시에서 ‘특정한 결제방식 외 다른 결제방식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지 여부’ 등으로 명시했다.
즉 법이 실효성 있으려면 예컨대 외부 웹 페이지 결제 링크를 못 걸게 하는 방식으로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것도 위법하다거나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안 된다는 등의 명확한 내용을 시행령에 못 박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구글 입장에선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만하다. 이 외에도 제 3자 결제 수수료 같은 경우 최대 26%로 인앱결제 수수료 30%와 차이가 없어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이 또한 과도한 수수료를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을 시행령에 넣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방통위가 관련 내용으로 구글·애플 등과 소송까지 갈 것을 우려해 지나치게 몸을 사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구글과 애플에게 법 관련 이행 계획을 제출받아 이를 반영해 시행령을 만들다 보니 소송을 제기할 만한 조항들은 쏙 빼고 시행령을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전해진다. 이에 시행령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령을 거치면서 본래 법의 취지가 희석된 것 같다”면서 “애초 구글·애플의 우월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강제 행위를 막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앱 마켓 사업자라고 칭하면서 다른 국내 앱 마켓 사업자들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형태가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도 “법 자체는 잘 만들었는데 시행령이 문제다”면서 “해외에서 한국보다 더 강한 법을 만들거나 한국에서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 물론 해외서 우리나라 법제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나 신인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제라도 시행령을 개정해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구글과 애플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할 계획을 세우고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애플 쪽에도 계속 얘기를 하고 있고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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