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마트워치 다음은 AR 글라스…가볍고 오래쓰는 600弗대 제품도
과기부 “가상융합 경제효과 30조”…첫 단추는 디바이스
구글·MS·페북 IT공룡 총력전
애플도 내년 상반기 출시 예고
LG유플·SKT도 대중화 물꼬

정부가 최근 사회 전반에 가상융합기술(XR)을 확산해 2025년까지 최대 30조원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가운데, 증강현실(AR) 글라스 등 관련 디바이스의 개발과 보급이 XR 경제 성공의 첫 단추로 꼽힌다. 홀로그램 회의 장면으로 유명한 영화 `킹스맨`의 기술은 `가볍고, 저렴하고, 배터리가 오래 가는` AR 글라스가 개발돼야 실현 가능하다는 얘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은 이미 관련 제품을 내놓았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면서 AR 글라스 디바이스 개발 고삐를 바짝 쥐고 있다.
AR 글라스는 2010년 초부터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로 꼽혀왔다. 하지만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웨어러블 제품이 나오지 못하면서 10년 가까이 XR(가상현실(VR)·AR) 생태계 확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제품이 무겁고, 쓰고 있으면 어지럽고, 구동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랐다. 2012년 선보인 구글 글라스는 사생활 침해 논란과 익숙하지 않은 구동 방식 등의 이유로 출시 2년 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상황이 달라졌다. `재택근무 일상화` `극단적 비접촉` 등이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AR 글라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몇 년새 시장이 사실상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와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핵심은 장시간 이용하는 데 제약이 없도록 가볍고(생활용 100g, 산업형 200g), 넓은 시야각(50~90도)을 유지하며, 끊김 없이 저지연 재생(지연기간 20㎳ 이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홀로렌즈2특히 올 들어 가격이 내려가면서 대중화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구글 글라스는 1500달러(약 163만원), MS 홀로렌즈1은 5000달러(약 546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중국의 엔리얼 라이트가 국내에서 69만원 선에 판매될 정도로 가격이 낮아졌다. 국내 AR 글라스 개발 기업 레티널도 2년 내 500~600달러대에서 현재 상용화된 제품 이상의 성능과 사용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7월 스마트 글라스 제조사인 `노스`를 2160억원가량 들여 인수하면서 AR 글라스 양산 의지를 드러냈다. 노스는 `포컬스(Focals)`라는 스마트 안경을 개발해 출시했는데, 안경테 부분이 다소 두꺼울 뿐 일반 안경에 가장 근접한 제품으로 분류된다. 이 제품은 작은 LCD를 통해 안경 유리에 빛을 분사하고, 반사된 빛을 통해 사용자가 정보를 얻는 형태로 구동된다. 메시지나 이메일, 전화 등 핵심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18시간이나 사용 가능하다.
MS는 지난해 11월 헤드셋형 AR 글라스인 홀로렌즈2를 출시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2016년 출시한 전작과 달리 초경량 탄소섬유 소재로 제작해 무게를 줄였고, 안면부 무게중심을 뒤로 옮기며 착용감을 3배 높였다. 시야각도 2배 더 넓혔다. 다만 아직 일반 소비자용보다는 기업의 원격 지원, 의료, 교육 등 기업용 시장을 노리고 개발된 제품이다.
페이스북도 내년에는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을 보유한 이탈리아 안경 업체 룩소티카와 첫 AR 글라스를 출시한다. 지난 9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언젠가는 스마트 안경을 쓴 사람들이 홀로그램으로 형상화한 친구를 옆에 두고 소파에 앉아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방향을 찾고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도 AR·VR 관련 기업인 넥스트VR, 아코니아홀로그래픽스 등을 인수하며 내년 상반기 AR 글라스 소량 출시를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글라스 제작 글로벌 기업과 제휴를 통해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의 `엔리얼 라이트`와 제휴해 국내에 `U+ 리얼글래스`를 내놓자마자 매진시켰다. SK텔레콤도 미국 AR 글라스 기업 매직리프의 AR 기기 유통권을 확보하는 등 제휴를 통한 AR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한국은 정부 차원의 AR 글라스 지원 정책으로 관련 서비스 상용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차세대 와이파이로 주목받는 비면허 와이파이6E 주파수 표준을 정하고 `실외 테더링`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실내와 실외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한 소출력 무선기기(Very Low Power·VLP)에 대해 5925~6425㎒의 500㎒ 대역폭 사용을 허가했다. AR 글라스, 스마트폰 등이 이 대역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미국 언론들도 “영국과 한국이 와이파이6E와 VLP 개방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AR 글라스와 함께 VR 세계 접속 시 필수템인 헤드셋 사용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XR 경제 급성장이 무르익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VR 헤드셋 시장점유율이 50%가 넘는 페이스북은 지난 9월 `오큘러스 퀘스트2`를 출시했다. 무게는 503g으로 전작보다 10% 이상 줄였고 가격도 299달러(약 33만원)로 100달러 더 낮췄다. 지난 5월 중국 HTC도 전작에 비해 해상도를 89% 높인 VR 헤드셋 `바이브 코스모스 엘리트`를 내놓았다.
■ <용어 설명>
▷ 가상융합 기술(XR·eXtended Reality) :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홀로그램(HR) 등 다양한 기술로 현실과 비슷한 가상공간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소통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뜻하는 말로, 실감기술이라고도 한다.
출처 : https://www.mk.co.kr/news/it/view/2020/12/1279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