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카카오 이어 네이버도 `댓글 개편` 급물살
댓글·실급검 개편 논란 확산
네이버, 보완시스템 고민중
“악성댓글 AI로 적극 대응
실급검은 각계 의견 수렴”
학계 “첫 페이지 노출 줄이고
주제·분야별로 분산시켜야“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포털 기업들이 최근 사회적 문제로 지목됐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급검)`와 악성 댓글 근절을 위한 개편에 나섰다. 가장 먼저 카카오가 지난 25일 다음·카카오톡 내 연예뉴스 댓글과 카톡 내 실급검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네이버도 개편을 위해 전문가·사용자 의견을 수렴하고 인공지능(AI)을 확대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실급검 조작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정보와 광고를 가르는 합의된 정의와 기준이 없는 만큼 당장 개편에 착수하기보다 언론, 학계, 업계 등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의견 수렴 없이 곧바로 정책을 바꾸는 것은 공론화장이라는 기능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토론 등 사회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비교적 가치판단이 쉬운 악성 댓글에는 AI 등 기술을 활용한 정화 방법을 확대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2012년부터 욕설·비속어를 자동으로 `○○○` 부호로 치환하는 기능을 뉴스 등 댓글에 적용해왔다. 지난 4월에는 `클린봇`을 웹툰, 스포츠, 주니어 네이버(주니버)에 우선 도입했다. 클린봇은 AI가 악플을 탐지해 노출을 제한하는 기능이다. 뉴스 댓글 운영 정책은 이미 지난해 10월 말부터 언론사가 정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린봇을 시범 적용한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꽤 잘 작동하고 있다”며 “다른 영역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KISO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KISO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실급검 서비스에 대해 폐지보다 `보완 장치`를 주문했다. `강릉 산불`처럼 KBS 등 지상파 재난 방송보다 더 빨리 정보를 제공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기능이 많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급검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산이기도 하기 때문에 무작정 폐지가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구글 실급검 서비스 `구글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은 실급검을 첫 화면에 노출시키지 않는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네이버가 실급검을 첫 번째 페이지가 아닌 2·3차 창에 배치하면 실검 영향력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실급검 결과를 같은 틀에 넣지 말고 주제나 분야별로 흩트려 놓으면 관심이 분산되기 때문에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 가짜 뉴스 확산 등을 우려해 요구하고 있는 선거기간 실급검 서비스 중단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렸다.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는 “포털은 공공 영역, 즉 광장이 돼 버렸다”며 “실급검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선거기간 포털 실급검이 중단되면 유튜브나 트위터에 몰릴 것”이라며 “국내 사업자 역차별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네이버 실급검이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어 이를 막는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지적도 나왔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칼을 빼든 마당에 포털 1위 사업자인 네이버는 상당한 중압감을 느낄 것”이라며 “네이버가 최소한 카카오·다음 수준의 개편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하기보다 사업자 자율 규제가 바람직하며 정치권 압박에 못 이겨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s://www.mk.co.kr/news/home/view/2019/10/878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