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작년 디지털 구독 수입 964억원… 노르웨이 ‘십스테드’의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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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격변기를 거치며 독자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속속 옮겨 가고 있다. 뉴스 소비의 주요 창구 역시 이들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고,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광고 시장도 심상치 않다. 전통 미디어들은 위기감에 카드뉴스부터 동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왔지만 아직도 독자 확보 측면에서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준 곳은 찾기 힘들다.
◇ 광고에서 구독 수입으로 눈 돌린 십스테드
▶ 십스테드 : 노르웨이와 스웨덴 매체 20여개가 속해 있다.
노르웨이는 우리나라에 비해 언론 신뢰도가 한참이나 높은 편이다. 그러나 고민이 없지는 않다. 신문 구독률은 2016년 41%에서 2019년 27%로 하락했고 TV 시청률도 2016년 72%에서 2019년 64%로 내려가는 등 노르웨이에서도 전통 미디어의 존재감은 뚜렷하게 약해지고 있다.
특히 2006년 페이스북이 노르웨이로 들어온 이후 노르웨이의 전통 미디어들은 디지털에 뛰어들어 여러 실험을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독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통한 뉴스 콘텐츠 유료화의 가능성을 엿본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노르웨이와 스웨덴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그룹 ‘십스테드(Schibsted)’다.
십스테드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신문의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광고 시장의 기복이 커지자 앞으로 광고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 판단했다. 대신 이들은 구독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구독 수입은 광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데다 미래에도 지속가능하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1년 유료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첫 실험을 시작한 십스테드는 이후 3년간 유료 구독 확대 전략에 집중했다. 어떻게 하면 유료 구독자를 늘릴 수 있는지, 구독자를 끌어 모으기 위한 콘텐츠의 질은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우리 콘텐츠를 보게 할 방법은 무엇인지 등이 이들의 주요 고민이었다.
◇ 350만 구독자 정보, 다양한 전략에 활용
특히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방대한 독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를 잘만 활용한다면 마케팅이든 고객 서비스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십스테드의 소비자 사업 담당 부사장인 보르드 스카 비켄은 “십스테드는 크게 세 가지의 독자 데이터를 모았다”면서 “독자의 성별과 메일 주소, 집 주소 등의 개인 정보는 기본이고 로그인을 한 후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 콘텐츠에 얼마나 체류하는지, 어떤 카테고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떤 기기를 통해 보는지 등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어떤 유료 구독 모델을 결제하는지, 예전엔 어떤 구독 모델을 결제했는지 등의 결제 정보도 함께 모았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수집한 십스테드의 독자 정보는 530만명 노르웨이 인구의 절반 이상인 350만명 수준이다. 십스테드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수천 번의 실험을 했고 마케팅이나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전략에 활용했다. 방문 빈도나 접속 시간, 접속 경로 등을 분석해 ‘유료 구독 예측 모델’을 만들어 상위 10%의 점수를 받은 독자들에게 집중적으로 기사 구매 광고를 노출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거나, 독자와 더 친밀해질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수백 개 버전의 메시지를 띄울 수 있는 ‘온보딩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최근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격도 결정하고 있다. 비켄 부사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사장이 제시하고 데이터 분석가가 조언해 가격이 결정됐다면 지금은 독자들이 실시간으로 우리 구독료를 비싸게 느끼는지, 싸게 느끼는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독료를 산정하고 있다”며 “독자가 사는 곳, 결제방식 등을 통해 생활 규모와 충성도, 더 비싼 모델을 구매할 가능성 등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6년 전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십스테드의 디지털 구독 수입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십스테드의 디지털 마케팅 매출액 자료를 보면 2015년 335억원, 2016년 534억원, 2017년 758억원으로 급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엔 전년 대비 27% 상승한 964억원을 기록했다. 독자 규모 역시 성장해 현재 십스테드 전체 그룹의 디지털 독자 수는 노르웨이에서만 80만명 수준(스웨덴에선 45만명)이다. 65% 이상의 독자가 종이신문 독자이면서 디지털 콘텐츠도 함께 구매하고 있다.

십스테드에 속해 있는 매체들은 자체적인 분석 시스템을 이용해 독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은 아프텐포스텐이 사용하고 있는 ‘앰플리튜드(Amplitude)’ 시스템 캡처. 아프텐포스텐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실시간 기사 판매 현황부터 얼마나 많은 독자가 로그인을 했는지, 독자들이 어떤 카테고리의 기사를 좋아하는지, 누가 얼마나 연재물을 읽어나가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 데이터 만능 극복 위한 수천 번의 실험
십스테드는 독자 데이터의 중요성만큼이나 관련 인력도 함께 늘렸는데 2012~2013년 그룹 내 4~5명에 불과했던 데이터 전문가들은 현재 1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소비자 사업 부문에서만 25명 이상의 데이터 전문가들이 일하고 있다. 십스테드는 마케팅에도 상당한 돈을 쓰고 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광고 매체로 쓰고 있는데 아프텐포스텐 등 주요 4개 매체에서 연간 12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
최대한의 데이터 분석 기법을 동원하기 위해 그동안 수천 번의 실험을 거듭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십스테드에선 독자가 디지털 콘텐츠에 접촉하는 순간 40가지 정도를 실험해 반응이 좋은 5~6개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식으로 수많은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십스테드의 고객 경험 관리자인 토르 마리우스 에스페달은 “데이터는 틀릴 수도 있고 잘못된 데이터를 사용해 오히려 결과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실험 결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데이터 분석 작업에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며 “게다가 독자들의 성향, 필요, 습관뿐만 아니라 사회도 변화하기 때문에 실험을 멈출 수가 없다. 우리의 실험은 아마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실험 정신은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지난해 십스테드 내부에선 온보딩 워크숍이 진행됐고 이를 통해 43개의 아이디어를 도출해 5개월간 20번의 실험을 거쳐 결과물을 얻었다. 올해 역시 다섯 가지의 견고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뉴스룸 온보딩 버디’다. 뉴스룸 온보딩 버디는 독자가 디지털 콘텐츠를 볼 때 세 명의 편집자 중 한 명을 선택하고 선택한 편집자에게 뉴스를 추천받는 기술이다.
◇ 이젠 구독자 확보 아닌 충성 독자 머물게 하기
십스테드의 실험은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2014년쯤 어떻게 하면 저널리즘을 디지털화할 것인지 고민했던 십스테드가 2015~2017년엔 어떤 데이터로 유료 독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 최근 십스테드는 이미 유료 독자가 된 이들을 머무르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 에스페달은 “지난 2년간 새로운 독자가 늘어난 덕분에 수입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이탈률이 높다”며 “구독했다 이탈하고 다시 돌아오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독자들과 더 많이 연관되고 그들의 충성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십스테드가 수행하는 작업 중 하나는 독자 데이터를 분석해 충성 독자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독자가 바로 떠날 사람인지, 일주일만 있다 떠날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십스테드는 이를 통해 이탈률이 높을 것 같은 독자에겐 가급적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할인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충성도 높은 독자에겐 생일 이벤트나 가장 먼저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는 특권을 주는 식으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 독자를 새로운 구독자, 장기구독자, 이탈 가능성이 있는 구독자, 예전 구독자 등 6단계로 분류해 각각의 독자들과 차별화된 커뮤니케이션도 수행하고 있다.
콘텐츠 질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십스테드에선 독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좋은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켄 부사장은 “독자들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편집자에게 코칭을 하고 있다”며 “어떤 기사가 잘 팔리는지 긴밀하게 협력해 콘텐츠 질을 끌어올리는 체계다. 한편으론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와 관련된 20개월이나 60개월짜리 장기 계획을 갖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실험 또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십스테드는 이 실험 이후 역시 내다보고 있다. 내부에선 당장 2020~2025년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실험을 이어갈지 고민하고 있다. 무료·유료 서비스 간의 분명한 차이, 모든 데이터를 파악한 뒤의 구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완벽히 개인화된 서비스가 이들의 목표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6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