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dnet]미국 중소언론사 “관행 버렸더니 지갑이 열렸다”
포스트앤드쿠리어의 의미있는 실험
미국의 한 작은 지역 일간지의 구독 모델 성공 사례가 관심을 끌고 있다. 2년 만에 디지털 구독자가 25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둔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 일간지 포스트앤드쿠리어(The Post and Courier)다. 물론 이 신문의 디지털 구독자 수는 아직 많진 않다. 250% 증가했다고 해봐야 6천 명 남짓한 수준이다.
하지만 중소 규모 언론사가 차별화 전략을 통해 디지털 구독이란 장벽을 허무는 데 성공했다는건 의미가 적지 않다. 콘텐츠 전략 변화를 통해 독자들의 지갑을 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미디어 전문기관인 포인터가 포스트앤드쿠리어의 디지털 변신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포인터 기사 바로 가기)
포스트앤드쿠리어 웹 사이트 시작 화면.
■ ‘어떤 일이 있었다’ 보도→ 추세·해결책 제시로 무게중심 옮겨
변화는 겉으로 드러난 숫자에서 질적인 향상으로 눈을 돌리면서 포스트앤드쿠리어의 변화가 시작됐다. 대다수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포스트앤드쿠리어 역시 클릭수와 페이지 뷰에 집착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공식을 버렸다. 대신 이용시간과 관여 시간(engaged minutes) 같은 지표들에 주목했다.
지갑을 열기 위해선 뜨내기 독자에 연연하기 보다 충성 독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편집국에서 모바일 앱 측정 솔루션인 ‘파슬리(pasrse.ly)’를 적극 활용했다. 활용법을 익힌 뒤 팀 단위로 독자들의 이용시간이나 관여시간 목표치를 책정했다.
포인터는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어떤 기사가 ‘순방문자 500명, 관여시간 1.2분’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왜 그런지 분석했다.
기사를 어떻게 쓰고, 제목을 어떻게 달았는지, 검색 키워드는 어떤 것들을 활용했는지 등이 주된 분석 대상이었다. 분석 결과를 새롭게 적용한 뒤에도 일정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 경우엔 그 기사에 썼던 방식은 과감하게 버렸다.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됐다. 범죄 관련 기사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기자들은 관행처럼 굳어진 기사쓰기 방식이 있다. 그런데 모바일 시대엔 이런 기사들이 잘 먹히지 않는다.
그래서 포스트앤드쿠리어는 범죄 기사 쓰는 방식을 바꿨다. 추세와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이다. 단순히 ‘어떤 일이 있었다’고 보도하는 대신,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분석하는 데 공을 들였다.
포스트앤드쿠리어는 독자들의 이용 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파슬리를 적극 활용했다.
당연히 기사 건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포인터에 따르면 하루 60건에 이르던 기사 건수가 30건 내외까지 줄었다.
그렇다고 해서 전부 탐사보도로 채워진 건 아니다. 시의회 등에서 쏟아지는 뉴스는 여전히 중요하게 취급한다. 다만 ‘한 발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하면 집중적으로 파고 든다. 독자들은 이런 기사에 더 주목했다고 포인터가 전했다.
모바일 시대엔 모든 사람들이 기자의 경쟁자다. 웬만한 뉴스원은 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포스트앤드쿠리어는 ‘전문지식과 접근’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야구 경기를 생각해보자. 경기 결과 같은 것들은 누구나 쉽게 얻는다. 이런 건 기자들이 경쟁 우위를 갖기 힘들다.
대신 독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뉴스원에 집중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전체 경기를 읽는 ‘전문지식’도 꼭 필요하다. 이런 통찰력은 ‘접속의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 포인트다.
독자 세분화 역시 중요한 전략이다. 섹션별로 세분화한 뒤 적합한 가격을 매기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매주, 매월 독자들의 방문 빈도 등을 분석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유료 구독 상품을 제시한다.
■ 소유→ 접속 시대로…언론사의 대응은?
물론 포스트앤드쿠리어가 이뤄낸 수치는 성공이라고 평가하긴 힘들 지도 모른다. 디지털 구독자만 330만명에 이르는 뉴욕타임스나 100만명을 웃도는 워싱턴포스트 사례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초라해보인다.
하지만 ‘구독 모델’을 정착하기 위해 기사 쓰기부터 제목 달기, 아이템 선정까지 새롭게 접근한 그들의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구독모델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음악, 영화시장에선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구독 모델이 주류로 자리잡았다. 디지털 음악에선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영상 시장에선 넷플릭스가 이런 흐름을 주도한다.
구독 모델 확산은 소유 방식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로버트 터섹은 ‘증발’에서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소프트웨어 정의 사회로 규정했다.
이 사회를 규정하는 키워드가 ‘소유에서 접속으로’다. 구독 모델이 각광받는 건 이런 시대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 플랫폼이나 포털들이 유통 시장을 주도한 상황 역시 구독 모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문제의식은 비슷하다. 중요한 건 실행방식이다. 미국 한 지역신문의 자그마한 성취가 도드라져보이는 이유다.
http://www.zdnet.co.kr/ArticleView.asp?artice_id=20190410175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