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s POST] AI 에이전트(Agent)의 도래, 기업과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생성형 AI의 진화와 기술 생태계의 재편
인공지능 기술은 기대와 회의, 혁신과 과장을 반복하며 발전하고 있다. 가트너(Gartner)의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은 신기술이 시장에 도입된 이후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를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1) 기술이 처음 등장해 주목을 받는 ‘기술 촉발(Technology Trigger)’ 단계부터 과도한 기대가 형성되는 ‘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이후 한계를 인식하며 관심이 줄어드는 ‘환멸의 골짜기(Trough of Disillusionment)’를 거쳐, 실질적인 가능성을 탐색하는 ‘계몽의 경사(Slope of Enlightenment)’, 그리고 기술이 안정적으로 확산되는 ‘생산성의 안정기(Plateau of Productivity)’로 이어진다. 이 사이클은 기술의 성숙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기업이 신기술 도입 시기를 전략적으로 결정 하는 데 유용한 프레임워크로 활용된다.
하이프 사이클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현재 과도한 ‘기대의 정점’에 이른 상태다. 지난 몇 년 동안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창출하면서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기술에 대한 열광 이후에는 언제나 현실 검증의 시간이 뒤따른다. 초기의 과도한 관심과 상업적 유행을 지나, 기업과 사회는 이제 생성형 AI의 실제 활용성과 잠재적 위험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성형 AI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실질적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한 과정이며, 기술이 안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생성형 AI가 단순히 응답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판단하며 실행하는 형태의 ‘에이전트형 AI(Agentic AI)’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공간을 넘어서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로 발전하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AI 기술의 고도화에서 에이전트의 실현까지
AI 기술은 클라우드 기반 모델을 넘어 디바이스 자체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물리적 환경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AI가 인간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실시간 맥락을 인식하는 ‘에이전트(agent)’로서 진화하는 데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한다. 과거 AI는 원거리 서버와의 통신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수동적 응답 시스템에 머물렀으나, 온디바이스(On-device) AI의 발전은 AI가 사용자의 실시간 상황을 감지하고, 보다 정밀하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 PC, 가전제품, 차량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AI가 내재되면서, AI는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일상 속 ‘조력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해가고 있다.
특히, 기기 내부에서 동작하는 AI는 사용자 주변의 물리적 맥락과 위치, 움직임, 주변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와는 질적으로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와 AI 간의 상호작용이 더욱 자연스럽고 즉각적인 형태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적 흐름은 디지털 전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가 단순 명령을 수행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사용자의 의도와 목표를 해석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전략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발전함에 따라 인간과 AI 간 협력의 방식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의 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의 깊이와 범위를 크게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AI 에이전트는 정보 제공자나 보조자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과 함께 목표를 성취하는 ‘디지털 파트너’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서 물리적 세계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능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기술의 경계 또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융합된 새로운 환경 속에서 AI는 사람과 사물, 환경 간 관계를 능동적으로 조율하고, 현실 세계에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물리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의 다음 단계, 즉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가 긴밀히 연결되는 진정한 디지털 전환 사회로 나아가는 데 있어 핵심적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AI 에이전트 전략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AI 에이전트의 도입이 세계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업무를 수행하는 ‘지능형 업무 파트너’이기 때문에 기업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자사의 업무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적극 통합하며, 조직 차원의 생산성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Microsoft는 대표적인 AI 에이전트 전략 도입의 사례로, 자사의 전사적 솔루션에 ‘Copilot’ 시리즈를 도입하고 있다. Microsoft 365 Copilot은 문서 작성, 이메일 회신, 회의 요약 등 일상적인 사무 업무의 자동화를 지원하며, 보안 영역에서는 보안 사고 대응과 위협 분석에도 AI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Microsoft는 AI를 단순한 도우미 수준이 아닌, 전사 업무를 관통하는 업무 동반자로 진화시키고 있다. Google은 자사의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인 ‘Gemini’를 기반으로, Android 운영체제와 Google Cloud 플랫폼 전반에 걸쳐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구현하고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 환경 내에서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른 작업을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방식으로 개인화된 디지털 경험이 가능하다.
중국의 기술 대기업 Alibaba는 자사 협업 플랫폼인 ‘DingTalk’에 수백 개의 AI 에이전트를 통합하였다. 이들 에이전트는 회의 일정 조율, 문서 정리, 고객 응대 자동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실제 업무 현장에서 사람과 유사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Salesforce는 고객 관계 관리(CRM) 분야에 특화된 AI 에이전트 플랫폼 ‘Agentforce’를 통해 마케팅, 세일즈, 고객 지원 등 CRM 각 부문에서의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다. Agentforce는 Salesforce의 AI 모델 ‘Einstein GPT’와 결합되어, 고객 데이터 기반 예측, 이메일 생성, 업무 추천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경영컨설팅 업체 PwC는 조직 내 다양한 기능별 에이전트를 하나의 운영체계로 통합한 ‘Agent OS’를 개발하여 운용 중이다. 이 시스템은 회계, 법무, 인사, 마케팅 등 부서별 특성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일관된 방식으로 통제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AI 활용 수준을 체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LinkedIn은 인재 채용 전 과정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 채용 공고 작성, 후보자 분석, 인터뷰 일정 조율 등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AI 비서가 처리함으로써, 인사 담당자는 전략적 판단과 의사결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단순 자동화 도구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실행을 제안하며, 여러 기능을 결합해 복합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업무 운영체계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업무 환경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AI 에이전트는 사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와 시스템 중심의 자동화 구조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기술 생태계 측면에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AI 기술의 고도화,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 API 및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의 발달이 결합되며 AI 에이전트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더불어, ‘모델 플랫폼-서비스’로 구성되는 AI 기술의 계층 구조는 기업들이 자사 상황에 맞는 에이전트 생태계를 유연하게 설계하고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기업 관점에서는 AI 에이전트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의 수단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조직의 업무 방식 자체를 재설계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부서에 걸친 에이전트 도입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AI 운영체계(AI Operating System)’ 구축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AI 에이전트를 통해 수집되는 업무 로그와 사용자 피드백은 향후 업무 혁신과 인재 개발, 내부 시스템 개선에 중요한 데이터 자원이 될 수 있다.
결국, AI 에이전트는 기술의 진화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 업무 프로세스, 인력 역량 등 다차원적 변화와 함께 작동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단순한 도입을 넘어, 지속적인 학습과 평가, 윤리적 가이드라인 수립 등을 포함한 전사적 AI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정부의 전략적 대응: 주체별 전략과 민관 협력의 조화
국내에서도 AI 에이전트의 실용화 움직임은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함께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초거대 언어 모델 ‘HyperCLOVA X’를 기반으로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차량용 AI 비서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AI 비서는 운전자의 일정, 위치, 날씨 등의 정보를 종합해 출근길 브리핑을 제공하는 등 실제 사용자 환경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2) 이처럼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부문에서 AI 기반 자동화를 추진하여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법과 제도 기반 마련, 그리고 공공 영역에서의 실증을 통해 기술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예컨대, 2024년 국회를 통과한 AI 기본법은 AI 시스템 운영자에게 위험 분석, 데이터 보호, 사전 고지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업별 AI 실증 사업과 공공기관 대상 AI 시범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핵심이다. 기업은 기술을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하는 실행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정부는 제도와 인프라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민관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호보완적인 전략을 취할 때, AI 에이전트의 잠재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내재화 역량 강화, 전사적 운영체계 정비, 민첩한 실증 기반 도입 전략, 그리고 인재와 조직 문화의 재정립이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정부는 산업 실증 지원, 공공 영역 도입 선도, 국제 표준 주도, 그리고 윤리 및 리터러시 제고를 통해 제도적·사회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 산업별 특화 실증을 통해 민간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행정 및 민원 서비스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를 선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또한 국내 AI 활용 기준을 국제 무대로 확산시켜 글로벌 협력의 중심에 서야 하며, 사회 전반의 신뢰 기반 형성을 위해 국민과 공공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윤리 교육 및 AI 이해도 제고도 중요하다.
AI 에이전트는 기술 그 자체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사회 혁신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의 물결 속에서 기업과 정부는 각자의 역할을 넘어, 상호보완적인 파트너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 기업은 기술을 실질적 성과로 전환하는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정부는 신뢰 기반 확산과 제도적 정비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민관이 각자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AI 에이전트는 한국 사회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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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artner(2023), Hype 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
2) ZDNET Korea(2025.03.29.), “네이버가 만든 AI 에이전트, 현대차에 들어간다”
<참고문헌>
• Gartner(2023), Hype 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
• ZDNET Korea(2025.03.29.), “네이버가 만든 AI 에이전트, 현대차에 들어간다
출처 : https://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55003